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산별노조 ‘노예계약’ 족쇄 풀어준 대법원 판결

‘근로자가 원하면 상급노조를 탈퇴해 기업노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9일 발레오전장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산별노조에 가입한 개별 기업의 지부·지회는 독립된 노동조합이 아니어서 탈퇴할 수 없다고 한 기존 판례와 1·2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산별노조 중심으로 진행돼 온 국내 노동운동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발레오전장(옛 발레오만도) 소송’은 노동계가 산별노조 중심으로 바뀌면서 벌어진 대표적인 갈등 사례다. 발레오전장 노조는 2010년 6월 총회를 열어 금속노조 탈퇴를 결의했다. 601명의 조합원 중 550명(91.5%)이 찬성했다. 금속노조가 주도한 파업 때문에 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져 생계에 차질을 빚는 등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이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루한 소송이 시작됐다. 1·2심은 금속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상급단체 가입은 근로자 마음대로인데 탈퇴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모순을 정당화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런 모순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노조의 존재 이유는 근로자에 있다. 노동 조건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 산별노조의 조직 보호가 근로자 권익보다 우선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산별노조 탄생의 취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산별노조는 동일 산업 내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 차별과 격차를 줄이자는 게 목적이다. 제대로 된 산별노조라면 현대차의 성과급을 어떻게 하면 중소 부품업체에도 나눠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맞다. 그런데 되레 대기업 노조엔 질질 끌려다니면서 발레오 같은 중소기업 노조는 팔을 비틀어 정치 투쟁에 동원해 왔다. 그 바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별과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벌어진 것이다. 발레오전장 근로자들이 산별노조를 버리고 기업노조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