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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죽어가던 만화산업 K툰으로 부활, ICT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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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최고 호황기입니다.”

 최근 만난 국내 웹툰 업계 관계자는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 웹툰(K툰)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라는 본지 보도(‘글로벌 한류, 다음은 K툰이다’, 2월 3일자 B1면)를 언급하는 그의 목소리엔 생기가 돌았다.

 ‘잘되는 산업이 거의 없다’는 대한민국에서 K툰의 나홀로 질주는 눈부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0년간 5700여 편의 K툰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추산한다.

 K툰의 모태인 한국 만화는 10여 년 전만 해도 대표적인 사양산업이었다. 까까머리 중고생들을 방과 후 만화방으로 달려오게 만들었던 만화잡지는 잇따라 폐간됐다. 만화책 수요도 급격히 줄면서 출판 시장도 얼어붙었다.

 이랬던 만화가 정보통신기술(ICT)을 받아들이고, 적극 활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작가들은 만화 제작에 앞서 온라인용 콘티를 새로 짰다. 펜과 종이 대신 디지타이저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온라인 업로드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일부 작가는 작품 중 몇 컷을 웹애니메이션 제작기를 이용해 영상물로 만드는 파격까지 선보였다.

웹툰 플랫폼 기업들도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는데 매달렸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작품을 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웹툰에 음향이나 진동 효과를 넣고, 특정 컷을 360도 회전시키는 등의 시도로 국내외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업체들은 콘텐트 전달력을 키우려는 선투자 노력을 아까지 않았다.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시대지만 ‘작은 차이’가 소비자를 끌어 당긴다는데 주목한 것이다. 네이버는 9개월 동안 17가지 특허 기술을 집약해 웹툰용 특수효과 편집기를 개발한 뒤 ‘네이버웹툰’ 작가들에게 공급했다.

웹툰 전문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만든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부터 웹툰을 짧은 분량의 컷과 글로 압축한 영상인 모션그래픽을 서비스해 국내외에서 호평 받고 있다. 신기술에 안방을 내줄 게 아니라 잘 활용하면 죽어가던 산업도 첨단의 옷을 입고 부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K툰처럼 ICT 신기술을 적극 활용했을 때 살아날만한 콘텐트 산업 분야는 적지 않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분야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 기술과 결합할 경우 새 지평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앞·뒤·양옆 등 360도 회전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VR 기술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배가시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제게임쇼에서 제시 우 타이베이컴퓨터협회 대표는 “얼마나 재미있는 VR 게임이 등장하느냐가 전 세계 VR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정부가 지난 19일 향후 3년간 3400억원을 투자해 VR 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문화와 ICT 융합을 통한 콘텐츠 신시장 창출 간담회’ 자리에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업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불충분해 보였다. 정부와 산업계가 K툰 역전승의 사례를 귀감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이창균 경제부문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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