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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한남자' 추승균 KCC 감독, '소리내면서 강한 남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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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농구연맹]


프로농구 전주 KCC 추승균(42)감독은 선수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렸다. '산소 같은 남자' 이상민(44·서울 삼성 감독)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추 감독은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도맡았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추승균은 소리 없이 강했다. KCC는 21일 인삼공사를 86-71로 누르고 36승18패를 기록, 모비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에서 앞서 16년 만이자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해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KCC로 팀명 변경 후 첫 정규리그 제패다.

지난 시즌 KCC 코치였던 추승균은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한 허재(51) 감독을 대신해 지난해 2월 감독대행을 맡았다. 그는 마지막 9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을 차지했던 '전통명가' KCC는 최근 3년간 10위, 7위, 9위에 그쳤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에 새겼던 별 5개를 뗐다.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우승을 의미하는 별 5개를 잠시 떼어놓고 새로 별 6개를 붙이자는 각오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행' 꼬리표를 뗀 추 감독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10개팀 중 유일하게 단신선수(1m93cm 이하) 안드레 에밋(1m91cm)을 뽑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에밋과 활동반경이 겹치는 리카르도 포웰을 전자랜드로 보내고 센터 허버트 힐을 받았다. 에밋은 최근 20경기에서 30점 이상을 몰아쳤다. 추 감독은 "2006년 오리온스 피트 마이클(평균 35점)을 넘어 에밋은 국내무대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고 말했다.

최형길 KCC 단장도 "현대 시절 1999년부터 2시즌 연속 우승을 함께 한 외국인 선수 조니 맥도웰은 '한국형 용병'으로 볼 수 있고, 에밋의 클래스는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밋은 경기 시작 1시간 40분 전 가장 먼저 나와 슈팅연습을 할 만큼 인성도 훌륭하다.

덩달아 2m21cm 장신 센터 하승진(32)과 가드 전태풍(37)도 살아났다. 4시즌 만에 친정팀 KCC로 복귀한 귀화혼혈선수 전태풍은 승부처마다 '태풍의 눈'처럼 활약했다. 2m21cm 장신센터 하승진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4점·21리바운드를 올리는 등 골밑을 장악했다.

KCC는 최근 24경기에서 20승을 거두면서 모비스-오리온의 양강 체제를 깨뜨리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에밋은 정규리그 우승 후 "하승진이 오늘 빨리 뛰는 것을 봤는가. 우린 다같이 뭉쳤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1997년부터 15시즌간 KCC에서만 뛴 추승균은 최초로 한 팀에서 선수-감독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김진, 문경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부임 첫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선수 시절 이상민·조성원(45) 등과 함께 총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0-11시즌엔 하승진·전태풍과 호흡을 맞추면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추승균은 자주 흥분하던 전태풍을 다독였고,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을 고려해 자진해서 본인의 연봉을 깎기도 했다. 감독으로서도 그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선수 시절 과묵했던 추 감독이지만 요즘 코트에선 목청을 높여 선수들을 독려한다. 강한 KCC를 만들기 위해 때로는 큰 소리를 내면서 팀을 재건했다. 하승진은 정규리그 우승 후 "감독님은 선수와 감독 시절 180도 다르다. 코트 밖에서는 형처럼 편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사실 형일 때가 더 좋다"고 웃은 뒤 "감독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 우승 선물을 안겨드려 기쁘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초보 감독이라 어리둥절했고 선수들이 패턴을 잘 받아들일지 걱정됐다"면서도 "선수들이 54경기 힘든 여정을 잘 참아줬다. 시즌 중 트레이드도 신의 한수였다. 4강 플레이오프에 인삼공사-삼성 어느팀이 올라와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 눈물을 왈칵쏟은 추 감독은 "선수때나 지금이나 경기 전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시절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어머니가 궂은일을 마다않고 아들을 키웠다. 추승균은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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