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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의 벽’ 기술과 뚝심으로 뚫은 대한민국명장 3인

평범하고 무난한 환경이었다. 공부도 제법 잘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가 컸다. 가난 때문에 어려서부터 생존 현장을 누벼야 했던 보통의 기술인과 비교하면 어린 시절 그에겐 특별한 역경이 없었다. 그러나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했던 17세 소년은 기술을 배우겠다며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한 탓도 있지만 기왕이면 큰 무대에서 내 손기술을 펼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만용에 가깝지만, 다시 돌아가도 저는 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철공소에서 어깨 너머로 선반기술을 익힌 이 소년은 훗날 대형상용차 운전석 개폐용 유압실린더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이다. 대한민국명장에 새로 선정된 서정석 명장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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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해도 명장(생산기계), 서정석 명장(전산응용가공), 공예분야 이승희 명장(자수공예)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3명의 대한민국명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서 명장을 비롯해 나로호 인공위성 발사체 엔진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황해도 명장, 중학생 때부터 전통자수에 입문해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승희 명장이 함께 선정됐다.

대한민국명장은 특정 산업에 15년 이상 종사하고,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사람에게 주는 기술직 최고의 영예다. 1986년 시작해 올해 2월까지 기계?공예?디자인 등 22개 분야 96개 직종에서 605명이 뽑혔다.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되면 2000만원의 일시 장려금과 연 215만~405만원의 계속 종사 장려금을 받는다.

이 장관은 “백전불굴(百戰不屈)의 정신으로 열심히 뛰어온 명장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청년들도 스펙과 학벌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적극 찾아나갔으면 한다”며 “그런 노력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12년 고용부가 대한민국명장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39명 중 중졸 이하가 44명(18.4%), 고졸이 86명(35.9%)이었다. 서 명장은 “세상엔 수없이 다양한 기술이 존재하고, 그 곳에 더 큰 미래가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대학 진학을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청년들이 나만의 기술을 창조하는데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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