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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확 풀고 면세점 늘리고 ‘관광 일본’ 아베가 직접 뛴다


#1. 지난 13일 도쿄 번화가 긴자(銀座) 미쓰코시백화점 8층에 마련된 ‘재팬 듀티프리 긴자’. 중국의 음력설 춘절(春節·7~13일)을 맞아 일본 관광에 나선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 행렬로 대형 매장 전체가 북새통을 이뤘다. 유커가 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쇼핑을 한다고 해서 등장한 신조어 ‘바쿠가이(爆買い, 싹쓸이 쇼핑)’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에 나선 주원쥔(朱文君·30)은 SKⅡ를 비롯한 일본제 화장품 20만 엔(약 215만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2. 해발 3000m 봉우리가 즐비한 일본 중부 북알프스의 산간오지 다카야마(高山)는 겨울 내내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수려한 경관에 뜨거운 온천이 넘쳐흐르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도 접근성이 떨어져 일본인도 좀처럼 찾지 않던 한적한 산골마을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대상으로 교통비를 깎아주고 소비세(8%)를 면세해 주는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도 잇따라 문을 열면서 최근 2~3년 사이 대만·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를 지탱하는 세 개의 화살은 금융완화·재정확장·구조개혁이다.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벌이는 관광산업은 예외적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광은 세 개의 화살 가운데 구조개혁의 핵심 정책에 포함돼 있다. 엔저(低)를 유도해 제조업의 부활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는 일본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아베는 공해 없는 3차 종합산업인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관광산업은 외국인을 국내로 불러들여 먹고 자고 쇼핑하는 과정에서 고용은 물론이고 1~3차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미래의 먹거리다. 아베가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의 핵심 수단으로 ‘관광입국(立國)’을 내세웠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관광의 호황은 엔저 효과 덕을 본 측면이 크다. 하지만 규제 개혁과 서비스 강화라는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아베는 관광입국 정책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보이는 대로 해제하고 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숙박·교통업 등 민간 관광업계가 똘똘 뭉쳐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교통요금 규제가 완화되면서 30~44% 할인된 관광패스로 특정 지역을 무제한 돌아다닐 수 있고 산간오지에 가도 여기저기서 터지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통해 10여 개 외국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시켜 주는 쇼핑 환경도 강력한 당근 중 하나다. 일본에선 미쓰코시백화점이 지난달 27일 3300㎡(1000평) 규모의 대형 시내 면세점을 도쿄에 처음 문을 연 데 이어 다음달 면세점 세계 3위 롯데가 긴자에 진출한다. 이들 시내 면세점에선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는 물론 관세·주세·담뱃세까지 면제된다. 주로 공항에서 운영되는 방식이어서 일본에서는 ‘공항형 면세점’이라 불린다. 일본에서는 그간 시내에는 이 같은 공항형 면세점이 없었는데 아베노믹스에 따라 시내로 불러들였다. 영업이 잘되던 기존 면세점까지 재심사를 통해 문을 닫게 한 한국과는 반대다.


아베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취임 전 4000여 개에 불과하던 즉시 환급형 사후면세점을 2만1000여 개까지 늘렸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 방문 외국인은 1년 전보다 47% 증가한 1974만 명을 기록했다. 그 사이 한국은 6.8% 감소한 1323만 명으로 주저앉았다. 조태숙 서울시관광협회 국외위원장은 “저가 경쟁으로 유커를 유치하는 것은 한계에 달했다”며 “컨트롤 타워인 관광청 신설부터 시작해 관광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국 관광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기사 4~5, 19면


 


 


도쿄·다카야마=김동호 논설위원?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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