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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언어 구사, 20세기 최고 지성인


이탈리아가 낳은 20세기 최고 지성인으로 불리는 작가 움베르토 에코(사진)가 19일(현지시간) 밀라노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84세. 14세기 중세 수도원에서 벌어진 비밀스러운 독살 사건을 주제로 1980년 출간한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잘 알려진 그는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철학가·미학자이기도 했다.


1932년 이탈리아 서북부 피에몬테주의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회계사였던 부친의 서재에서 마르코 폴로, 찰스 다윈에 대한 책을 읽으며 자랐다. 부친은 그가 변호사가 되길 원했지만, 그는 토리노대에 입학해 중세 철학과 문학에 빠져들었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지인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집필 2년여 만에 첫 번째 장편 『장미의 이름』을 출간했다. 1950년대 강단에 서기 시작해 2007년 75세로 은퇴할 때까지 볼로냐대에서 건축학·미학·기호학을 강의했다.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현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를 구사하고, 볼로냐 대학 도서관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올 정도로 천재였다. 『일반 기호학 이론』 『열린 작품』 등의 학술서와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프라하의 묘지』 등의 소설을 꾸준히 냈으며 수필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도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독일 태생의 아내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가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 지성을 대표하던 그의 죽음은 문화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날카롭고 생생한 그의 글과 목소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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