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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후면세점 전국 3만 개, 산간 벽지서도 쉽게 구입

현장에서 바로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본 사후면세점. 김동호 기자


18일 오후 2시 서울역 롯데마트에는 유커(遊客)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정부가 올 1월부터 도입한 면세점 즉시환급제도가 이곳에서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산 화장품이나 의류를 사려고 모인 쇼핑객이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면세품을 사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불편을 겪어야 한다. 대형 시내면세점에 가야 하는데 서울에서는 명동·광화문·삼성역 등 일부 지역에만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을 벗어나면 면세품 구매는 거의 불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이런 불편함을 덜어 주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즉시환급형 사후면세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2012년 초 4000여 곳에 불과하던 사후면세점은 지난해 말 3만 곳가량으로 7배 이상으로 늘었다. 몰아치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다.


한국형 시내면세점도 도입
일본은 사후면세점을 일본 제품 판매의 발판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주말 도쿄 여행을 다녀온 김모(36)씨는 온갖 생필품과 잡화를 파는 전국 체인점 돈키호테에 들러 30만원어치를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 쇼핑)’하듯 사들였다. 그는 “동전 모양의 일본산 파스(사진)를 사 오라는 시어머니의 부탁을 받았는데 한국인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1인당 수량 제한이 생겨 원하는 만큼 사지 못했다”며 “동전파스 외에도 일제 화장품을 비롯해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일본의 즉시환급형 사후면세점의 위력은 크다. 아베노믹스 이후 사후면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산간 오지에서도 면세품 구입이 가능해졌다. 사후면세점은 출국할 때 공항이나 항만에서 세금을 환급받는 방식이어서 불편하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과감하게 즉시환급을 허용해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과 주머니를 열게 하고 있다. 한국도 국산 제품과 지역 특산품 전문 사후 면세점 활성화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올 1월 1일부터 부랴부랴 이 제도를 도입했으나 아직 80곳에 불과하다.


일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형 면세점으로 불리는 시내면세점을 전격적으로 허용하고 나섰다. 외국인이 일본에 들어와 먹고 마시고 마음껏 쇼핑할 수 있도록 일본에 없던 제도까지 도입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27일 미쓰코시백화점이 도쿄 긴자에 대형 매장을 연 데 이어 롯데가 다음달 도보로 5분 거리에 면세점을 연다. 미쓰코시는 서일본의 상업도시 후쿠오카에도 4월 1일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롯데는 앞으로 10년간 일본 홋카이도·나고야·후쿠오카 등에 진출해 시내면세점을 최대 10곳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한 가게에서 6만원어치 사면 세금 돌려줘일본이 한국형 면세점을 속속 들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에선 면세점 규제가 진행 중이다. “10년씩 대기업이 면세점을 하는 것은 특혜”라며 면허 기간을 5년으로 줄인 관세법 개정안이 2012년 말 통과됐다. 이 법의 도입으로 지난해 심사에서 떨어진 SK네트웍스는 연 매출 2700억원에 달하는 워커힐 면세점을 그만두게 됐다. 4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롯데 잠실점도 마찬가지다. 새로 면세사업권을 따낸 두산과 한화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5년 뒤 사업권이 만료되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면세점을 중소기업과 공사·공기업에 분배하거나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매출의 0.05%에서 5%로 올리자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쇼핑은 관광의 핵심 요소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시내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시내면세점은 처음부터 세금을 뺀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라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관광객이 지방만 다녀갈 때는 시내면세점을 이용하기 어렵다. 지역 특산품을 살 때도 면세가 안 된다. 아베가 사후면세점을 모두 즉시환급형으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가게에서 5400엔어치 이상의 물건을 구입하면 즉석에서 소비세(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준다. 체류기간 중 한도는 54만 엔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외국인이 일본 여행에서 쓴 돈은 3조4771억 엔(약 36조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235만 대의 차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과 맞먹는다. 올 1월에야 이 제도를 도입한 한국은 체류기간 동안 건당 20만원에 전체 한도 100만원까지 즉시환급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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