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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로 전락한 예래휴양단지 … 유원지 개발 26곳 분쟁 휘말릴 조짐

법원의 판결로 지난해 8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예래휴양단지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오이석 기자


주상절리가 넓게 펼쳐진 제주 올레길 8구간 해안. 앞엔 서귀포의 청정 바다, 뒤로는 한라산이 보이는 천혜의 절경에 고급 콘도가 들어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합작 개발하는 곶자왈빌리지다. 멀리선 유럽의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멋진 풍경인데 가까이 접근하니 흉물스러운 모습이 드러났다. 마감을 못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방치돼 있었고, 현장 펜스엔 빨간색 스프레이로 공사를 반대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JDC와 버자야그룹은 이곳에 대규모 관광단지(예래휴양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약 22만5000평) 부지에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원지로 허가받은 이곳에 호텔·고급콘도·쇼핑몰·카지노 등 복합단지를 들인다는 마스터플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일부 주민이 낸 소송에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유원지는 주로 주민들의 오락과 휴양을 위한 시설”이라며 “예래 단지는 고소득층을 유치해 관광수익을 올리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유원지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의 이용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 유원지와 달리 제한된 특정 고객을 위한 시설만 설치하기 때문에 국토계획법상 유원지가 아니라는 취지다.


결국 JDC가 사업을 시작하며 2006년 진행한 토지 수용이 무효가 됐다. 지난해 8월엔 광주고법이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버자야리조트의 공사를 중단시켰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수용된 주민들의 땅 10만㎡는 이미 파헤쳐진 뒤였다. 사업이 무효가 되면서 원래 땅주인들이 소송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소송을 제기한 지주들만 50명을 넘어섰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예래휴양단지 사업에 대해 대법원이 인가 자체를 무효 선언함에 따라 향후 소송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버자야그룹도 지난해 11월 “JDC가 처음부터 어려운 사업을 추진했다”며 3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제주도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며 뒤로 빠져 있는 상태다.


문제는 분쟁에 휩싸인 유원지가 제주도 전역에 있다는 점이다. 유원지로 개발되는 단지는 제주시 7곳, 서귀포시 19곳에 이른다. 성산포해양관광단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삼매봉유원지 등이 포함된다. 예래단지 사례에 비춰보면 이들 개발 단지도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 등 21명은 지난해 7월 제주특별도법의 유원지 시설 범위에 관광 시설을 포함시키고 유원지 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 기준에 관한 사항을 도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특별법 개정의 목적은 앞으로 유원지 개발에 대해 제주 특성을 반영한 공공개발의 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강경식 제주도의원(무소속)은 “제주도는 무슨 일만 있으면 특별법 개정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개발지상주의에 빠져 외국과 자본이 좋은 일만 해주다 보니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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