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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없어 한국엔 못 간다고 전해라


‘팝의 여왕’ 마돈나가 돌아왔다. 2015년 13집 정규음반 ‘레벨 하트(Rebel Heart)’를 발표하고 9월부터 ‘레벨 하트 투어’로 명명된 월드투어 공연에 나섰다. 10년 만에 동아시아를 찾은 마돈나 공연을 보기 위해 1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Saitama Super Arena)를 찾았다.


마돈나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세트리스트(setlist). 여왕은 ‘보물’이 많다. ‘보물창고’에 있는 수많은 히트곡 중 어느 곡들을 선택할지는 늘 관심 대상이다. 두 번째는 무대 연출이다. 어차피 마돈나 공연에서 관객은 가슴속 깊은 곳을 흔드는 그녀의 목소리나 밴드의 멋들어진 연주를 기대하고 가지 않는다. 영리한 마돈나는 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무대 위의 ‘볼거리’는 마돈나 공연의 최대 흥행요인이다. 마지막은 무대 위의 마돈나 본인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1958년생)에 마돈나 스스로가 어떻게 무대를 지배할지에 따라 공연의 만족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돈나 세트리스트는 기대와 상식을 깼다. 21곡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9곡이 신곡이었다. 데뷔 30년이 넘는 아티스트는 새 음반을 발표해도 고작 2~3곡의 신곡을 들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돈나는 올드팬도 많고 올드팬들에게 신곡은 어색하게 다가오기 쉽다. 이 어색함을 마돈나는 무대연출로 상쇄했다.


마돈나의 이번 월드투어 총감독은 그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제이미 킹(Jamie King)이다. 과거 가수 비나 빅뱅의 무대 연출도 맡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마돈나와 킹은 이번 공연을 총 4막의 형태로 구성하고 각 막을 단편 영상물로 구분했다. 각 막에 ‘라이크 어 버진’이나 ‘머티어리얼 걸’ 등의 히트곡을 꼭 하나씩 전략적으로 포함시켰다.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 같은 깜짝 곡도 등장했다. 신곡들은 예외 없이 볼거리를 동반했다. 천장, 무대 밑 그리고 백스테이지에서 신출귀몰하게 등장한 마돈나는 거의 대부분 20여 명의 백댄서와 함께 무대를 지배했다.


본무대에서 중앙으로 길게 앞으로 뻗어 나온 캣워크 무대도 관객과의 소통에 효과적으로 사용했는데 ‘디퍼 앤 디퍼’와 ‘하트브레이크시티’에서 특히 돋보였다. 늘 그렇지만 뮤지컬과 서커스 요소까지 두루 보여줘 음악 공연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쇼에 가까웠다.


마돈나는 그 어느 아티스트보다 공연 무대를 비운 시간이 길었고 잦았다. 무대 뒤에서 의상도 갈아입고 휴식도 취했을 것이다. 그가 비운 무대는 뮤직 비디오 상영이나 백댄서 안무 같은 볼거리로 채워졌다. 더 이상 체력적으로 젊었을 때의 안무를 기대하기는 힘들지 몰라도, 마돈나는 이번 공연을 무척이나 즐기는 듯 했다. 로큰롤풍의 ‘버닝 업’이나 신곡 ‘레벨 하트’에서 특히나 그랬다. 과거보다 흐뭇해 보이는 얼굴을 계속 비춰줘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줬다.


마돈나는 유일한 앙코르 곡이자 마지막 곡으로 출세작인 ‘할리데이’를 불렀다. 그리고 일장기를 몸에 감고 “아리가토”를 외쳤다.


하지만 마돈나는 태극기를 들고 나와 “감사합니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한국에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11월 13일 미국 뉴욕에서 가수 싸이를 초청해 함께 공연한 뒤 “한국에 한 번도 못 갔는데 언제 꼭 가고 싶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이번 월드투어는 마돈나가 그동안 못 가본 나라를 대다수 포함시켰다. 그런데 유독 서울은 빠졌다. 마닐라·방콕·타이베이·마카오까지 찾아가는 마돈나는 왜 서울은 외면했을까.


이유는 마돈나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투어는 예외 없이 아레나(공연·스포츠·전시이벤트 행사를 개최하는 실내 복합건물) 공연으로 철저하게 준비됐다. 소품과 특수효과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공연의 연출 의도는 아레나만이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에는 안타깝게도 이런 아레나가 없다. 서울 대중음악 공연의 메카인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노후된 시설로 천장 활용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내년 아시아투어를 계획 중인 록밴드 U2도 한국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 공연 관계자의 말마따나 이쯤되면 ‘국가 망신’이다. K팝 종주국이자 스포츠 강국이고 MICE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제대로 된 아레나 하나 없다는 현실에 슬퍼해야 할 주인공은 외국에 있는 마돈나보다 우리 자신이다. ●


 


 


도쿄 글 조현진 국민대 미래기획단장·전 빌보드 한국특파원 ooddreams@hanmail.net 사진 ⓒYoshika Hor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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