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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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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오른쪽은 젊은 시절의 모습이다. [사진 AP=뉴시스, 중앙포토DB]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89세 일기로 숨을 거뒀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26년 미국 앨리바마에서 출생한 리는 유년시절 경험을 토대로 미국의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룬 소설 ‘앵무새 죽이기’를 60년 펴냈다. 소설은 30년대 대공황기 앨리바마의 존경받는 변호사 핀치가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흑인 남성 로빈슨을 변호하면서, 핀치의 가족과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을 핀치의 어린 딸 스카웃의 시각에서 그렸다. 그러나 핀치의 변호에도 불구하고 로빈슨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쓴 채 죽음을 맞게 된다. 강간과 인종 차별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어린 화자의 시각을 통해 따뜻하고 차분하게 풀어내 미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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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 [사진 열린책들]

리는 이 소설 하나로 단번에 명성을 거머쥐었다. 출간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62년엔 그레고리 펙 주연의 영화로 각색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4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출간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미국에선 인종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언급되는 소설이다.

리는 이 소설을 끝으로 다른 소설을 발표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55년 만에 두 번째 장편 ‘파수꾼’을 내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인 리의 첫 작품이었지만 뒤늦게 빛을 봤다. ‘앵무새 죽이기’ 주인공 핀치의 20대 시절을 다룬 이야기였다.

AFP통신은 “평생 앨리바마 먼로빌에서 살아온 리는 지난해부터 동네에서 멀지 않은 요양원을 오가며 지냈다”며 “리는 이날 자택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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