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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노조, 산별노조 탈퇴 길 열렸다

금속노조·금융노조 같은 산업별 노동조합(산별노조)에 속한 개별 기업 노조가 산별노조에서 탈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발레오전장 금속노조 탈퇴
대법 “조합원 원하면 인정”
독자 임금·단체교섭권 가능
정치투쟁 염증 개별 노조들
산별노조서 이탈 잇따를 듯

지금까진 기업에 설립된 개별 노조는 산별노조의 지회로 분류돼 독자 행동을 제약받았다. 임금·단체협약 체결은 물론 총회 소집 같은 노조의 기본 권한까지 산별노조에 위임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산별노조가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정치투쟁을 벌여도 소속 기업 노조는 참여를 강요받았다. 기업 노조는 총회 소집 권한이 없어 산별노조에서 마음대로 탈퇴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19일 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날 “기업 노조로 전환한 총회 결의는 무효”라며 금속노조 간부가 발레오전장 노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경북 경주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 지회로 있다 2010년 6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산별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인 발레오전장 노조로 조직을 바꿨다. 조합원 601명 가운데 550명이 참석해 97.5%인 536명이 찬성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금속노조 규약상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가 금지돼 있고, 총회를 소집할 자격도 없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독자적인 규약이나 집행기관, 단체교섭과 협약체결 능력을 갖춰야 노조인데, 발레오전장은 금속노조의 하부 조직에 불과해 그럴 권한이 없어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법이 보장한 노조 설립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을 중시해 판결을 뒤집었다. 조합원 다수가 원하면 산별노조 탈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로 정치투쟁에 염증을 느껴온 기업 노조의 산별노조 탈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정치·정책 투쟁을 벌여온 산별노조의 행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노동계는 1990년대부터 산별 체제 전환에 공을 들였다. 산업별로 전국 단위의 단일노조를 설립해 투쟁력을 결집하자는 취지였다. 민주노총 조합원 중 79.1%, 한국노총 조합원 중 46.7%를 산별노조 조합원으로 편입시켰다.

민주노총의 금속노조, KBS·MBC 등이 소속된 언론노조, 각 병원을 묶은 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노총에선 노동개혁에 강하게 반대한 금융노조가 산별 체제다. 산별노조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근로조건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상당수 노조가 산별노조의 우산 속으로 들어간 이유다.

심지어 금속노조에는 사회복지법인과 같은 금속산업과 관계없는 노조까지 편입됐다. 그러나 덩치가 커지자 전국적인 정치·정책 투쟁이 잦아지는 부작용도 불거졌다. 각 기업의 산하 조직은 기업의 사정과 아랑곳없이 산별노조의 지시에 따라 총파업에 동참해야 했다. 이에 불응하면 조합원 자격 박탈과 같은 징계를 받았다.

고용노동부 임서정 노사협력정책관은 “전국적인 집단적 노사관계가 힘을 잃고, 개별 기업의 사정을 고려한 맞춤형 노사관계의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이유정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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