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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치투쟁에 산하 지회 동원 어려워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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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재 민주노총의 산업별 노조로 가입된 개별 노조들이 민주노총을 탈퇴해 기업노조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이하 발레오전장)와 유사한 소송 2건이 추가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노동·법조계에선 대기업보다는 중견·중소기업에서 이런 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

 재계는 이번 판결에 긍정적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측은 “이번 판결은 노동조합의 조직 형태와 모습에 대한 근로자들의 자주적인 선택을 존중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형식 논리보다는 상식과 사회적 통념을 감안해 조합원들의 현실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했다.

 강기봉 발레오전장 사장은 “경영상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어 고무적”이라며 “만약 판결이 다르게 나왔다면 모처럼 수익을 내고 있는 회사가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8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 발레오전장에는 현재 4개의 노조가 있다. 700명가량이 가입해 있는 기업노조(발레오전장 노조)가 가장 크다.

 이번 판결로 금속노조를 비롯한 상급 노조들이 개별 기업과는 연관이 적은 정치투쟁에 산하 지부·지회(노조)를 동원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속노조 산하 지부·지회들은 독자적인 교섭권이 없는 탓에 원치 않아도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독자교섭권이 없어 개별 노조 지회가 사측과 임금 협상을 타결해도 타결안을 금속노조가 반대하면 협상이 뒤집힐 수도 있었다.

이번 판결이 금속노조를 비롯한 상급단체의 장악력 약화를 가속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도 있다. 지금도 상급단체를 위해 부담하는 조합비(맹비)에 거부감을 갖는 이가 많다. 실제 현대자동차 지부는 2009년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등으로 가는 조합비(맹비) 납부를 유예한 바 있다.

 금속노조뿐 아니라 다른 상급단체에 속해 있는 타 업종의 기업 노조들 사이에서도 연쇄적인 상급단체 탈퇴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업별로 소속 조합원의 근로여건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표도 달라지고 있어 상급단체의 장악력은 이미 약해진 상태”라며 “상급단체에 속해 있을 필요를 못 느낀다는 조합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측 김태욱 변호사는 “2011년 7월 이후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사용자들의 부당 노동 행위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판례로 산별 지회를 탈퇴하는 방법까지 허용되면 사측의 부당 행위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이유정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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