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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일확천금의 땅 금광촌, 줄잇는 불길한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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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엘리너 캐턴 지음, 다산책방
1·2권 528·676쪽
1만4500원·1만5000원


2013년 영어로 쓰인 모든 소설로 문호를 넓힌 후 이제는 영연방 최고가 아니라 영어권 전체의 유력 문학상이 된 영국 부커상 2013년 수상작이다.

당시 서른이 채 안 됐던 1985년생 작가 엘리너 캐넌을 50년 가까운 부커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작가로 등극시켰다. 부커상 최장 소설 기록도 깼다. 800쪽이 넘는 영어 원문을 두 권으로 분권한 국내 출판본은 합하면 1200쪽이 넘는다. 벽돌 치고도 두꺼운 벽돌 두께다.

 장편소설의 평균 길이에 대한 통념쯤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분량을 한껏 키운 작가는 독특한 형식 실험도 감행했다. 영어 원제 ‘Luminaries’는 고어(古語)로 발광체라는 뜻. 점성술에서 가장 밝은 두 천체인 태양이나 달을 의미한다고 하니 복수형 ‘루미너리스’는 반짝이는 뭇별쯤 될 것 같다. 소설은 골드러쉬가 한창이던 1866년 무렵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다 명멸해 간 뭇별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점성술의 세계관을 깊숙히 끌어들여 주요 등장인물 12명에게 물고기 자리, 황소 자리 등 12개 별자리에 맞는 성격 특성을 각각 부여했다. 성격은 곧 타고난 운명 같은 것일 텐데 각 인물들의 운명이 서로 엇갈리거나 갈등하는 큰 구도 아래 의문의 사망 사고, 젊은 금광 부자의 행방불명 등 불길한 사건들의 비밀이 파헤쳐진다. 뒤로 갈수록 각 장(章)의 길이가 짧아져 읽는 호흡이 빨라지는 가운데 양파 껍질처럼 한 꺼풀씩 사건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추리소설 성격이지만 인물 캐릭터가 생생해 읽는 맛을 더한다. 짧은 문답식 대화가 많아 빨리 읽힌다. 외국 열성팬 중에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는 평도 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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