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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일본·우루과이, 그들의 이유있는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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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
성희엽 지음, 소명출판
793쪽, 5만2000원


호세 무히카-조용한 혁명
마우리시오 라부페티 지음
박채연 옮김, 부키
336쪽, 1만5000원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한 혁명’을 제목으로 선택한 책 두 권이 최근 나왔다. 성희엽 박사가 지은 『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과 라부페티 기자가 쓴 『호세 무히카-조용한 혁명』이다.

 혁명은 많은 사람의 피를 혁명의 제단에 바친다. 혁명이 조용할 수 있을까. 일본의 ‘메이지 혁명’은 미국·프랑스·러시아·중국 혁명에 비해서 유혈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루과이의 ‘조용한 혁명’은 좌파 게릴라 출신 지도자인 호세 무히카가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돼 세계 언론과 지성계를 들끓게 하며 추진한 제도적인 혁명이었다. 52% 득표율로 당선된 무히카의 퇴임시 지지율은 65%였다.

 비교를 방법론으로 삼는 학문은 가장 비슷한 것들 혹은 가장 다른 것들을 사례로 삼아 공통점과 차이점을 추출하고 뭔가를 설명한다. 일본과 우루과이는 흥미로운 비교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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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마리화나 법’이 우루과이 의회를 통과한 날, 지지자들이 의회 앞에 모였다. [사진 부키]


 우리에게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우루과이는 가장 먼 나라다. 우리는 메이지유신이나 사회주의자 대통령 무히카에 대해 ‘편견’이 있다. 일본은 일제강점기를 생각나게 한다. 메이지유신은 10월유신을 연상시킨다. 한때 반공이 사실상 국시였던 우리 입장에서는 공산주의와 뿌리가 같은 사회주의를 결코 편한 마음으로 대할 수 없다.

 성희엽 박사는 “믿음의 세계에 거짓이 많고, 의심의 세계에 진리가 많다”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말을 인용한다. 의심이나 편견을 잠시 접고 들여다보면 뭔가 안 보였던 게 보인다. 메이지유신은 비서구 지역의 대표적인 주체적 근대화 성공 사례다.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서구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중남미의 우루과이에서 탈근대화 실험을 일정 부분 성공시켰다. 그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선진국에서도 쉽지 않은 난제다.

 우루과이나 일본이나 출발점은 봉건적인 질서와 사회였다. 두 나라 다 제국주의의 도전으로 혁명적인 국가건설이 필요했다. 종속이론의 용어를 빌자면 일본은 주변부를 떠나 중심으로 진입했다. 우루과이는 계속 주변에 남아있었다.

혁명의 성공은 유혈·무혈이 아니라 기득권의 문제라는 것을 이 두 책은 알려준다. 『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에 따르면 메이지유신이 성공한 이유는 ‘사무라이 계급의 사회적 자살’ 덕분이었다. 반면 무히카의 혁명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공무원과 노조가 기득권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에도 데드라인이 있을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두 책은 남북통일 등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근대화의 문제와 탈근대화의 도전에 응답하는 데 영감을 줄 것이다. 우루과이는 ‘조용한 혁명’으로 우리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성희엽 박사는 이번 책을 쓰기 위해 7여년 간 매진했다. 우리 시각에서 근현대 일본을 해부하기 위해서였다.

[S BOX] 낡은 농가주택, 30년 된 소형차…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최고지도자의 청렴성은 국민·유권자를 설레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히카를 “지혜로운 사람”이라 부른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히카는 “신념 있는 인권의 옹호자”다. 무히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미국 대선의 돌풍 버니 샌더스 또한 무히카와 마찬가지로 소박하고 청렴한 생활이 무기다.

무히카의 집은 오래된 농가 주택이다. 1987년식 폭스바겐 비틀을 직접 운전한다. 샌들이 무척 어울리는 동네 할아버지다. 우리나라 총선·대선 정국에서도 청빈·청렴을 내세우는 후보가 나올 것이다.

‘삐딱한’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대통령이 산해진미를 즐기고 최고급 명품 시계를 좋아한다 해도 국민을 잘 살게 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지만 ‘윗물만 맑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딘가. 일급 청정수인 무히카로 말미암아 저자는 “무히카 이전과 이후의 우루과이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한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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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