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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TV보는 남자] 어찌합니까, 나머지 90명의 꿈은-프로듀스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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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Mnet)은 101명의 걸그룹 연습생들이 약 9대 1의 경쟁을 벌이는 본격 ‘걸그룹 전용 오디션’이다. 지난해 JYP 엔터테인먼트의 자사 걸그룹 선발 오디션 ‘SIXTEEN(Mnet)’이 ‘트와이스’라는 성공적인 걸그룹을 만들어낸 전례를 따라, 이를 업그레이드한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통 크게 걸그룹 지망생을 무려 101명이나 모아 살벌한 오디션을 거쳐 11명을 뽑아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가장 큰 특징은 ‘100% 인터랙티브 오디션’이란 점이다. 우선 시청자를 일명 ‘국민 프로듀서’로 명명한다. 과거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발 과정에서 문자·온라인 투표 비중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을 애초에 잠재우겠다는 의미다. 우승자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막강한 힘을 가진 심사위원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시청자의 투표 100%만으로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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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꽤 흥미롭지만 위험 요소가 없진 않다. 시청자가 보는 방송 화면은 이미 제작진의 편집을 거친 것이기 때문이다. 2회까지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연습생 101명 중 일부만 방송의 수혜를 입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 연예인과 친인척 관계인 연습생, 외국인 연습생 등이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결국 이들은 방송 분량을 확보해 투표 수가 수직 상승했다.

물론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수없이 지켜본 시청자는 더욱더 ‘매의 눈’으로 이들을 평가할 것이다. 소녀들의 매력을 찾는 일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을 보고 홈페이지를 뒤지고 검색하면서 ‘내 가수’의 시작을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할 테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일차적인 시선이 그다지 공정해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제작진의 안목은 일반 시청자보다 훨씬 전문적일 것이다. 전체 101명 중 ‘방송에 적합한’ 이들을 골라내는 일도 재미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방송 자체의 재미, 그 강약 조절에만 집중하다 보니 연습생 중 일부는 단 몇 초도 얼굴을 볼 수 없다. 이들은 그저 101명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한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의 경쟁력 부족을 탓할 수도 있다. 누구보다 자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하는 연예계이고, 데뷔 이후는 훨씬 더 냉혹한 세계니까.

하지만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리던 연습생들을 보며 가슴이 철렁했던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그들의 꿈을 너무 쉽게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느 엄마의 “네가 즐기고 후회만 안 하면 좋겠다”는 말이 참 아프게 들렸다. 게다가 이들의 꿈과 능력을 마치 선별 작업하듯 ‘등급’을 나누는 것도 불편하다. 누가 개개인의 매력에 순위를 매길 수 있단 말인가. 프로그램이 끝난 뒤, 뽑히지 못한 90명의 꿈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것도 소녀들의 꿈을 프로듀스한 시청자의 몫일까. 조금 산만하고 지루하더라도 차라리 방송 초반에 101명의 소녀들의 얼굴과 이름을 차근차근 소개했다면 좋았을 텐데. 누군가의 꿈을 소재로 한다면 그 꿈도 함께 응원하는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건 아닐까.


글=진명현, 노트북으로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장르 불문하고 동영상을 다운받아 보는 남자. 영화사 ‘무브먼트’ 대표. 애잔함이라는 정서에 취하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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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