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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부 직파 간첩' 항소심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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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조작`피해자 홍강철은 2013년 국정원이 "`보위부`직파 간첩을 잡았다"고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인물. 그러나 사건 조작사실이 밝혀지면서 1심에 이어 2심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중앙포토]


간첩으로 몰렸던 탈북인이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최재형)는 19일 ‘보위부 직파 간첩’으로 알려졌던 홍강철(43)씨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홍씨는 2014년 3월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발표한 간첩 사건의 주인공이다. 그는 북한에서 밀수와 탈북 돕기 등을 하다 탈북했다.


홍씨가 받은 혐의는 2013년 4월부터 북한 보위사령부 무산초소 책임자인 김명찬의 지시에 따라 탈북자 단체 대북정보팀장인 유모씨를 납치하려 했고, 탈북자 단체 동향과 탈북자 중 국정원 정보원들의 신원을 파악하라는 지령에 따라 탈북자로 가장해 입국했다는 것이었다. 국가기밀 수집을 하려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홍씨는 2013년 8월16일 태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9월에 2주 동안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중앙합신센터)에서 1차 조사를 받고 10월15일부터 84일간 독방에 격리된 채 간첩 혐의에 대해 추궁받았다. 기소 때까지 12회의 국정원 대공수사팀 신문과 8회의 검찰 신문이 이어졌다. 홍씨 입국 전인 7월 유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국정원은 1차 조사 때부터 홍씨에게 혐의를 뒀다. “북한에서 탈북브로커로 활동한 게 들통나 탈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던 홍씨가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것은 2차 조사부터였다. 홍씨는 1000여 장의 자필 진술서를 썼다.


하지만 두 차례의 재판에서 이 사건은 허위 자백에 근거한 무리한 기소로 결론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헛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최 부장판사는 “격리 상태에서 변호인 조력 없이 진행됐다. 실질상 수사과정임에도 진술거부권 고지도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의 문제도 지적했다. 최 부장판사는 “진술거부권 보장을 위해 고지할 내용 중 일부가 빠졌고 진술의 진정성을 입증할 만한 영상녹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홍씨를 기소한 뒤 검찰이 유씨로부터 건네받아 증거로 제시한 네비게이션 기기와 쌍안경의 증거 능력도 부인됐다.

2013년 초 제3자의 탈북을 부탁한 유씨에게 홍씨는 이 물건들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둘은 만나지 못했다. 검찰은 "유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기 위해 홍씨가 주문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유씨의 부탁으로 제3자의 탈북을 돕던 홍씨가 대가로 요구한 일상 용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네비게이션 기기는 해상에서 배의 위치를 쉽게 확인하게 해 줘 북한 어부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도 나왔다. 홍씨가 기소 직후 검찰에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 재판부는 "'가족을 데려와 준다’는 국정원의 약속을 믿었던 홍씨가 변호인의 조력이 없는 상태에서 기한에 쫓겨 쓴 것이다. 독자적 증거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이 끝난 뒤 홍씨는 "독방에 갇힌 상태에서 '김현희는 애 낳고 잘 산다' '간첩 행위를 한 게 없는 데 뭐가 걱정이냐' 등의 말로 회유를 당했다. 거짓 자백을 하면 빨리 하나원에 갈 수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장혁ㆍ정혁준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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