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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산별 노조 지회도 자체 판단으로 탈퇴 가능…노동계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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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운수노조 등 산업별 노조의 지회가 독자 결정으로 산업별 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바꿀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문제를 놓고 5년 여를 끌어온 이른바 ‘발레오 사태’와 관련해 19일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발레오 기업 노조로 노동조합의 형태를 바꾼 총회 의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다. 민주노총 주도의 산업별 노조 각 지회에서 자체 판단으로 이탈이 가능해진 만큼 후폭풍이 예상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금속노조 간부들이 발레오만도지회를 상대로 낸 총회 결의 무효 소송의 상고심 선고에서 금속노조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노조가 어떠한 조직 형태를 갖출 것인지 혹은 유지하고 변경할 것인지는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맡겨야 한다”면서 “발레오만도지회는 본래 기업별 노동조합이 조직 형태를 변경해 산업별 노조인 금속노조의 지회로 편입했던 것이고, 총회 결의 당시 지회가 단체교섭 및 협약 체결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지회의 독립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자체적인 조직 변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노조란 금속·운수·정보기술(IT) 등 동일한 산업군 내의 여러 기업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조를 말한다. 개별 회사는 금속노조의 한 지회로 가입하고, 임금협상 등 단체협약도 금속노조 차원에서 한다. 덩치가 커지는 만큼 노조의 입장을 관철시킬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개별 회사와 관련 없는 정치 파업이나 투쟁에 동원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업별 노조는 개별 기업의 근로자로만 구성된 노조다.

발레오 사태는 2010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북 경주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즈 코리아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경비 인력의 외주화를 결정했다. 근로자 다수가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는 총회를 소집해 연장근로 및 야간업무 거부, 태업과 파업 등을 하기로 결의했다.

사측은 금속노조 조합원의 공장 출입을 막는 부분적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이에 반발한 금속노조의 집회 및 점거 농성이 이어지며 업무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그해 5월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났다. 사측은 금속노조를 상대로 26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극심한 노사 갈등에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 일부는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 모임’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총회를 소집했다. 금속노조의 지회에서 '기업별 노조'로 노조의 형태를 바꾸는 의결을 1·2차에 걸쳐 했다. 노조원 601명 중 550명이 참석해 536명(97.5%)이 찬성했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인 정모씨 등은 2010년 12월 “금속노조 규약상 단위노조 총회를 통한 집단 탈퇴 불가능하고, 발레오만도지회는 금속노조의 하부 지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조의 형태를 변경하는 총회를 소집할 자격도 없다”며 기업별 노조를 상대로 총회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금속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은 2011년 7월 “기업별 노조는 독립된 노조가 아니어서 노조의 형태를 변경하는 주체가 될 수 없고, 총회 결의도 무효”라고 판결했다.

기업별 노조 측의 항소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서울고법은 2012년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판단 근거로 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제16조) 노조의 형태 변경은 단체의결·협약·교섭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노조만이 가능한데, 발레오만도지회는 금속노조라는 단일 산업별 노조의 하부조직이어서 이런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판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열고 각자의 입장을 들었다. 기업별 노조 측은 “근로자의 단결선택의 자유와 산별노조의 조직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떠한 가치가 우선하는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금속노조 측은 “산별노조의 지회가 조직형태의 변경을 통하여 기업별노조로 손쉽게 전환하게 된다면 산별노조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데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또 “2011년 7월 이후 복수노조 설립이 가능한 만큼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를 탈퇴해 별도 조합을 만들면 된다”고도 했다.

이유정 기자, 서혜미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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