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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테러범 아이폰 잠금 풀라”…애플 “마스터키 못 줘” 거부

‘국가 안보냐, 사생활(프라이버시) 보호냐’.

암호화된 비번 푸는데 144년 걸려
FBI, 보안체계 못 뚫고 법원에 SOS
구글 CEO “문제 되는 선례 안 돼”
애플 항소, 대법원서 승부 날 듯

 해묵은 논란이 다시 미국 사회를 달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엔 두 진영의 충돌 양상이 심상치 않다. 한쪽엔 테러 범행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있다. 다른 쪽엔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 애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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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단은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장애인 시설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부부가 총을 난사해 14명이 숨졌다. FBI는 테러범들과 이슬람국가(IS) 등의 연계나 공범 존재 여부 등을 추적했다. 테러범의 아이폰 정보가 수사의 핵심 단서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이폰의 강력한 보안체계에 부딪혔다. 아이폰은 잘못된 비밀번호를 10번 이상 입력하면 자료가 자동 삭제된다. 컴퓨터로 암호화된 비밀번호를 푸는 데 최대 144년이 걸린다.

결국 FBI는 법원에 손을 내밀었고 법원은 FBI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애플은 FBI가 테러범의 아이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미국 정부는 애플이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해 왔다”며 “우리는 이 명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쿡 CEO의 메시지는 강경했다. FBI의 요구는 아이폰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는 ‘뒷문(backdoor)’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같은 장치는 현실 세계로 치자면 은행에서 가정집까지 수억 개의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마스터 키’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했다.

쿡은 특히 이번 한 번만 활용하겠다는 FBI 주장을 일축했다. 그런 기술은 한 번 쓰이면 반복해서, 수많은 기기에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정부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쿡은 “정부 요구가 갖는 의미는 으스스하다”고도 했다.

 양측의 대결은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기세다. 애플은 물론 구글·페이스북 등 IT업계의 고속성장 밑바탕엔 자신의 개인정보가 철저히 지켜진다고 믿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있다.

IT업계는 애플이 뚫리면 정부의 개인정보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것을 우려한다. 중국이나 이란 등 외국 정부 역시 이런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장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애플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기업들에 해킹할 수 있도록 강요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며 “이는 문제가 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 진영도 만만치 않다. FBI가 보고자 하는 것은 테러범의 정보다. 테러 범행에 대해선 미국 사회의 공분이 있다. “애플이 총기난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모독하고 있다”는 검찰의 비난도 같은 맥락이다.

수사당국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국가안보국(NSA) 파견직원의 폭로 이후 국가 안보보다 프라이버시 보호 쪽으로 기운 균형추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백악관은 “전적인 지지”를 밝혔다. 여기에 보수 정치권이 가세했다. 공화당 대선전의 선두에 선 도널드 트럼프는 “도대체 자신들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애플을 비판하며 “법원 명령에 따라 애플은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 예상하기엔 너무 이르다. 애플은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외신들은 결국 이번 대결은 대법원까지 가야 승부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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