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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920만원짜리 해외출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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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을 다녀온 서울시 산하 기관의 임원·간부급 직원 등이 자신들이 써야 할 출장보고서를 1920만원을 들여 용역업체에 맡겨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런 정황이 서울시 감사에서 적발돼 문책을 당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본부장 등 6명
유럽 10일 출장 다녀와 용역 맡겨
감사 적발되고도 솜방망이 문책

 18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서울시 감사과 의 감사처분요구서 등에 따르면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이모(50) 경영전략본부장은 문화체육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 6~15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월드컵 경기장과 어린이공원의 시설 개선을 위해 스페인·안도라·프랑스를 방문해 유명 축구 경기장, 공원의 우수 사례를 연구한다’는 취지였다. 9박10일간 출장에 쓰인 경비는 총 2700만원, 1인당 450만원씩이었다. 이 본부장·간부급 직원 등 6명이 동행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 본부장 등은 바르셀로나의 축구 경기장과 파리의 불로뉴 공원 등에 갔다가 귀국한 후에는 100쪽 분량의 출장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며 “그런데 출장보고서 작성을 해외 정책사례 보고서 작성을 전문으로 하는 A업체에 출장 가기 전 맡긴 것으로 밝혀지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본부장 등이 출장을 떠나기 이틀 전인 2월 4일에 이미 A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고 1920만원의 실비까지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업체는 해외 정책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이 업체와 관련 있는 다른 업체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감사처분요구서를 공단 측에 보냈다. 요구서에서 시는 “출장팀이 공무국외여행을 가면서 방문 기관 섭외, 자료 조사, 면담자료 마련 등의 사전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수기(1~2월)에 해외 출장을 추진했다”고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또 “출장자가 직접 작성해야 할 보고서를 출장을 떠나기 이틀 전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용역업체에 별도 발주함으로써 예산이 불필요하게 집행됐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감사처분요구서에는 “최종 결재권자인 이 본부장과 용역계획 검토자인 정모 시설운영처장 등 2명은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묵인하거나 방치했다”고 적시됐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이 본부장 등 임직원 4명을 문책하라고 공단 측에 통보했다. 공단 측은 지난해 12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본부장에게 ‘주의’, 정 처장 등 2명에게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건 출장을 계획한 최모 팀장(2급)이 유일했다. 그마저 경징계인 ‘견책’을 받았다.

 이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럽 출장을 가기 직전에 용역을 별도로 발주한 건 보고서의 질을 높이려는 차원이었다. 다만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는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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