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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88년 만의 쿠바행…오바마 마지막 숙원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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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3월 21일부터 이틀간 쿠바를 방문한다고 미국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88년 만이다.

내달 21일 방문, 양국관계 새 돌파구
임기 막판 IS·북핵 등으로 고전
이란 핵 합의 이은 ‘외교 훈장’ 기대
공화당 “독재국가 방문 안 돼” 반발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쿠바인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다음 달 쿠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서 라울 카스트로(피델 카스트로의 동생) 국가평의회 의장 등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플로리다에서 145㎞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쿠바는 미국에게 ‘먼 나라’였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건 1928년 캘빈 쿨리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쿨리지 대통령은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자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서 물러난 지 20년 후인 2002년 5월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1년에도 라울 카스트로와 쿠바에서 만났다.

 오바마의 쿠바 방문은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53년 만의 국교정상화에 합의한 이후 15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쿠바 외무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쿠바 방문은 임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오바마에게 있어 ‘마지막 숙원’이다.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 고조 등 외교적으로 실점이 많은 상황에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달성은 오바마에게 이란 핵협상 합의와 더불어 ‘외교 훈장’과 같다.

실제 오바마는 지난해 12월 미국·쿠바 관계 정상화 1주년을 기념해 야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쯤 상호관계에 있어 충분한 개선이 이뤄지고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이 보장되면 쿠바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

 오바마의 쿠바 방문은 국교 정상화 방침 발표→협상 개시(지난해 1월)→정상회담(지난해 4월 파나마에서의 미주기구 정상회담에서)→대사관 상호 개설(지난해 7월 발표, 존 케리 국무장관 8월 쿠바 방문) 이후 정체 상태에 빠진 양국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최대 현안인 미국의 대 쿠바 경제제재 해제는 지난해 10월 유엔총회가 ‘해제요구 결의안’을 191개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은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를 설득하지 못해 ‘반대표’를 던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쿠바 정부도 최근 들어 “진전되지 않는 경제제재 해제가 양국 관계 개선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로드리고 말미에르카 대외무역투자부 장관)며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오바마로선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통해 교역 등에 대한 조건을 완화하긴 했지만 뭔가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16일 앤서니 폭스 미 교통부장관이 쿠바를 방문해 양국 간에 올 가을부터 하루 최대 110회의 항공편이 오가는 정기 항공노선 취항에 합의한 것은 오바마 쿠바 방문의 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오바마의 쿠바 방문 방침에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쿠바는 아직 반미 공산 독재국가이며 언론자유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부모가 쿠바 이민자 출신인 마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경선후보 등이 강경하다. 오바마 방문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인권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2014년 8899건이었던 쿠바의 정치범 체포건수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8616건으로 거의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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