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응답하라 1910’…모던타임즈에 빠진 손열음

기사 이미지

손열음 새 앨범 ‘모던 타임즈’ 자켓 이미지. [사진 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손열음(29)이 1910년대에 빠졌다. 제1차 세계대전의 포연이 자욱하던 시기다. 계기는 재작년 게르기예프 지휘 로테르담 필하모닉과의 협연이었다.

“세상이 확 열린 100년 전에 흥미”
스트라빈스키·라벨 곡으로 새 앨범
27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도

1차 대전 100주년 음악회였던 공연의 기획자가 독주곡으로 라벨 ‘쿠프랭의 무덤’ 연주를 부탁했다. 작품을 공부하며 1차 대전에 흥미가 생겼다. 당시를 다룬 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를 탐독하니 연주 작품의 배경이 더욱 생생하게 떠올랐다고 했다.

 “1910년대를 동경하게 됐어요. 그때 세상이 확 열렸죠. 우리나라라면 ‘강제 세계화’ 된 시기랄까요. 서양음악을 하는 한국인이라는 제 정체성과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던 백년 전 우리 정서가 오버랩됐어요.”

 손열음의 새 앨범 ‘모던 타임즈’(데카)는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녹턴’(유니버설), ‘피아노’(악당이반) 이후 4년 만이다. 작년 11월 독일 베를린 달렘의 예수그리스도 교회에서 녹음했다.

앨범에는 베르크 소나타 Op.1과 프로코예프 토카타 D단조,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중 3개 악장, 라벨 ‘쿠프랭의 무덤’ ‘라 발스’가 수록됐다. 음반의 중심은 스트라빈스키와 라벨이다.

 “전부터 좋아하던 두 작곡가이지만, 녹음하며 더 좋아졌어요. 발레 작품을 모두 봤죠. ‘페트루슈카’는 현대인의 정체성 고민이 담긴 사이코드라마죠. 라벨은 1차 대전에 자원입대하고 의가사제대했어요. 전쟁의 충격으로 3년간 침묵하다 쓴 곡이 ‘쿠프랭의 무덤’입니다. 이후 작품 성향이 완전히 바뀌었죠 .”

 새 앨범엔 ‘서양음악을 하는 동양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그녀는 속지주의적 결정론을 탈피한 1910년대 작곡가들의 삶의 궤적에 공감하게 됐다고 했다. 19세기 말부터 선교사를 통해 들어온 서양음악을 이제는 자신의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가 됐다는 얘기다.

 “다면적인 정체성에 공감했어요.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에서 태어나서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했죠. 라벨도 미국 신문화에 호감을 표했어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거슈윈도 마찬가지죠.”

 손열음이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3년 만이다. 아돌프 슐츠 에블러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에 의한 아라베스크 변주곡’으로 시작해 라벨의 ‘라 발스’로 끝난다.

손열음은 “1910년 이전의 풍요롭던 시대에서 시작해 전쟁을 추모하는 ‘쿠프랭의 무덤’을 거쳐 마지막 ‘라 발스’에서는 일그러지는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