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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35] ‘잭형’처럼 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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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JTBC 사회부문 기자

<잭 블랙, 미국 토크쇼 출연 “한국인, 노는 법을 안다” 극찬>

 지난달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이 한국을 다녀간 후 인터넷에 걸린 기사 제목이다. 어찌된 일인가 싶어 동영상을 찾아봤다. “We got crazy… in korea man, they know how to party. (미친 듯이 놀았어요. 한국 사람들, 정말 놀 줄 알더군요.)” 자세히 보니 한국 사람 전체가 아니라 ‘무한도전’ 멤버들 이야기다.

 대체 어떻게 놀았는지 궁금해 뒤늦게 ‘무한도전’을 챙겨봤다. 너나 할 것 없이 베개싸움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댔다. 그중에서도 ‘잭형’이 제일 신나 보였다. 땀 범벅이 될 때까지 몸을 던지고 철저하게 망가졌다. 보는 내내 그가 오십이 다 된 나이라는 걸, 월드스타라는 걸 잊었다. 늘 봐오던 멤버들도 덩달아 즐거워 보였다. 맨 정신에 저렇게 즐겁게 놀 수 있다니.

 한국 사람들의 ‘놀이 만족도’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런데 시간을 내어 놀아도 즐겁지 않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유난히 체면치레를 중시하다 보니 같이 놀아도 따질 게 많은 탓이다. 최근 회사 등산 동아리 모임을 다녀온 친구는 “직급 순서대로 줄지어 산을 오르내리는데 숨이 막혔다”고 말했다. 회사 밖 모임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바쁜 시간 쪼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사이에선 비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요즘 이게 싫은 사람들은 혼자 논다. 최근 컬러링북으로 시작해 손글씨, 페이퍼커팅 등 어른들의 놀이법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 놀기에 빠진 직장인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어쩐지 노는 게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작품을 완성했는데 봐 줄 사람이 없는 게 또 스트레스예요. 외롭죠.” 어느 순간이 되면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까. 노는 건 역시 누군가가 필요하다.

 지금껏 놀아도 즐겁지 않았다면 잭 블랙의 노는 법을 다시 새겨볼 만하다. 놀 때만큼은 자신을 좀 내려놓고 곁에 있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 이게 그가 그토록 즐겁게 놀 수 있었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남 얘기할 것도 없다. 나도 마시는데 너는 왜 안 마시느냐며 후배에게 술을 권하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 손톱보다 작은 나노블록을 맞추던 나의 과거를 반성한다. 갈수록 더 못 노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새해 목표로 다이어트나 내 집 장만도 좋지만 무엇보다 즐겁게 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혜미 JTBC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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