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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노후 불안하게 하는 정권 실세의 동창 챙기기 인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에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명된 것을 놓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을 굴리는 자리다. 본부장의 역량에 따라 국민 노후 자금이 불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물론 본부장 혼자 기금을 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엄정한 선발이 필수다. ‘연못 속의 고래’로 커진 국민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증권·금융시장의 판이 갈리기도 한다. 투자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강 신임 본부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렇지 않다. 그는 투자가 아닌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국민투자신탁에서 출발해 외국계 자산운용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운용사 대표를 역임했으니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운용 경험이 없었던 데다 운용사 대표 시절 수익률도 저조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그가 대표로 있던 5년간 메리츠자산운용의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운용사 전체 평균 수익률을 10%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그런데도 강 본부장이 임명됐으니 ‘정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나도는 것이다. 강 본부장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1년 후배다. 지난해 말 후보로 거론되자마자 “다른 후보들은 들러리”란 말이 공공연히 터져 나왔다. 전임 본부장도 정권 실세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학교 후배라서 선임됐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또 이런 일이 되풀이됐다. ‘국민 밥그릇’보다 자기 사람 챙기기에 급급한 이 정부 실세들의 후안무치한 행각은 엽기적인 수준이다. 국민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면서 위세를 부려도 좋은가.

 국민연금 운용본부장은 수익률을 높여 기금의 고갈을 늦추고 격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 맞춰 운용 시스템을 고도화할 책임이 있다.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안갯속이다. 기금 운용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권 실세의 동창 챙기기에 국민 노후만 불안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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