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수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이런 상상은 그러나 지난달까지만 해도 현실적으로 사치에 가까웠다. 2018년 2월 9일 개막해 25일까지 이어지는 평창 겨울올림픽이 꼭 2년 후로 다가왔건만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2011년 유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한 평창 유치 지지율이 93%에 달했던 걸 상기하면 씁쓸하다. 경쟁 도시였던 독일 뮌헨은 61%, 프랑스 안시는 51%에 불과한 지지율을 보였다. 유치전에서 만난 독일·프랑스 관계자들이 “결과 조작 아니냐”는 질투 어린 농담을 했을 정도다.
문제는 유치 후에 있었다. 재정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부터 유치 후 확 식어버린 국민 관심, 그로 인한 스폰서 유치 실적 부진 등 평창 올림픽이 보인 문제는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 종합세트처럼 보였다. 그리고 많은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공정률은 65%, 스폰서십 유치 실적은 목표 대비 59%에 불과하다.
그래도 다행히 고비는 넘겼다. 지난 6~7일 정선에서 열린 첫 테스트 이벤트인 2016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 대회를 무사히 치르면서다. 평창의 첫 모의고사 격이던 이 대회를 두고 IOC의 구닐라 린드버그 평창 담당 조정위원장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무작정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익명을 요청한 IOC 측 관계자에 의하면 “기대가 워낙 낮았던 것도 있다”고 했다. 첫 테스트 이벤트 역시 개최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곤돌라 공사에서 국제규격이 맞지 않는 부분이 발견돼 조양호 평창 조직위원장이 전용기까지 타고 가면서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설득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93%라는 지지율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선 신발끈을 더 조여야 할 때다.
전수진 정치국제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