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앙시평] 북핵체제를 제대로 끝내려면

기사 이미지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미증유의 대참사 한국전쟁을 경험한 한반도는 지금 다시 최강대국들의 날카로운 힘겨루기와 최첨단 무기의 불꽃 튀는 세계 제일의 경연장으로 전변되고 있다. 인류의 온갖 최고·최신의 무기들이 개발되고 집중되며 안보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문제는 위기가 커질수록 원심화·세계화하며 한국민들의 손을 떠나는 일관성을 보여왔다. 큰 운명은 남에게 맡긴 채 작은 선택만 가능하게 된다. 북핵으로 인한 위기의 정점에서 문제의 근본으로 돌아가 위기 해소와 평화를 향한 비원을 간구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반도의 군사질서인 정전체제와 북핵체제는 모두 북한이 초래했다. 후자는 전자의 산물이자 증폭이다. 따라서 정전체제의 대체, 즉 평화체제 건설은 북핵체제 해체의 출발이자 귀결이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공존체제의 국제 보장을 말한다. 전쟁 불사를 표명한 북핵의 완전 폐기 없이는 세습체제 북한의 평화적 체제 변화와 통일 성취도 불가능하다.

한국이 중국·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한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일본의 국교정상화는 북핵체제 해체의 최소 필수경로가 된다. 이 처음 길로 다시 돌아가자. 정전체제 절반을 붕괴시킨 한·중-한·소 수교와 남북기본합의-한반도 비핵화-유엔 동시가입을 함께 이뤄냈던 노태우-이홍구의 ‘사실상의 두 국가’ 전략의 지혜 절반을 마저 채워 완성하자.

 
기사 이미지
정전체제의 나머지 절반을 해체해 한·중-한·소 관계 수준으로 북·미-북·일 관계가 개선되면 비핵화와 한반도평화협정은 불가능하지 않다. 비핵화,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평화체제의 3중연동을 말한다. 우리는 한·미 동맹, 한·중 국교정상화 및 제일교역국가화, 주한미군 주둔, 미국 핵우산, 국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럴 때 비핵화는 대화와 제재의 결합이 지름길이다. 양자택일이 아니다. 북핵 위기 초기 ‘대화 국면’ 동안 이뤄낸 북·미 대화-남북대화와 북핵 동결-핵 능력 강화 지연의 교환은 상당한 소득이었다. 만약 외환위기 시점에 북핵 위기까지 악화됐다면 경제와 안보의 이중국가위기는 정말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임에 틀림없다. 오늘의 심화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북핵으로 인한 안보 위기를 시급히 극복해야 하는 연유다.

북 핵실험과 핵능력 강화는 모두 ‘대화 중단’과 ‘제제 실패’ 국면에 결행됐다. 장기적 북핵 해결을 일단 ‘동결’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제재와 대화는 점점 어려운 상황이다. 전자는 중국 요인, 후자는 미국 요인 때문이다. 남한의 연결 역할이 가장 절실한 까닭이다. 유엔 제재와 5·24 조치 이후 북한 경제와 교역은 침체는커녕 외려 지속적 성장, 시장화, 남한과의 단절, 대중 의존의 심화를 보여주었다. 중국 요인의 산물이었다.

반면 대화 재개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로 난망했다. ‘전략적 인내’는 결국 북핵 ‘방임’과 ‘강화’를 낳고 말았다. 개성공단 폐쇄가 중국의 ‘제재 불참’ 및 미국의 ‘대화 중단’과 연결된 5·24 조치의 재판이 된다면 소기의 목적과는 달리 북한 봉쇄, 체제 변화, 북핵 해결, 국제제재 유인, 한반도 평화 구축은 더 어려울 것이다.

  최근 대화의 중심 고리는 중국이었고, 제재의 중심 주체는 미국이었다. 따라서 미·중의 제재와 대화 두 역할은 남한을 중심으로 꼭 융합돼야 한다. 중국은 제재를, 미국은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북한의 선택지는 제한된다. 중국을 (대북)제재로 끌어내려는 노력 못지않게 미국을 (북·미)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해야 한다.

 누가 할 것인가. 한국이다. 북한·북핵 문제를 활용해 자기 국익을 위해 서로 날카롭게 견제하려는 미·중이 스스로 대화와 제재로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 한반도 전쟁 방지가 가장 절실한 당사자도 한국이다.

  근대 이후 청과 일, 미국과 소련의 국익 대결 속에 자기 역할을 상실해 (청일)전쟁과 식민,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치달았던 치명적인 원심화의 실책을, 북핵 문제로 인한 미·중 대결 과정에서 한국이 다시 범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한·중 수교 이후 일관되게 지속해온 ‘한·미 동맹, 한·중 협력’ 체제를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종식시키고 다시 미·중 양자택일 국면으로 돌아가서도 안 된다. 안보와 경제 모두를 위해 친미연중(親美聯中)은 외려 강화돼야 한다.

  남한의 역할 상실로 미국과 중국이 각각 대화와 제재를 더욱 멀리한다면, 그리하여 한국의 주도적 결합 역할이 실종된다면 북핵 문제는 한국의 장중을 떠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동맹 강화, 한·중-한·소 수교, 남북관계 개선, 유엔 동시가입, 한반도 비핵화를 동시에 성취해낸 국가전략을 깊이 반추하길 소망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