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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도자기, 생선구이=긴 접시 … 요리와 그릇 다른 색으로

l 맛깔나는 푸드스타일링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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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사용할 그릇의 70~80%에만 소복하게 담아야 맛있어 보인다. 또 음식에 사용한 재료는 색이나 모양이 한눈에 고루 보이도록 담아야 더욱 먹음직스럽다.


음식을 눈으로 맛보는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맛’있다는 입소문보다는 소셜미디어에 업로드 되는 ‘멋’있는 음식 사진에 열광한다. 사진에 ‘#먹방’ ‘#먹스타그램’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에선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쿡방’(Cook+방송)이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이후로는 셰프들이 선보이는 정갈한 플레이팅(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모양새)을 식탁에 재현하고자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매 끼니 챙겨 먹는 평범한 ‘집밥’을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화려한 요리처럼 멋스럽게 바꿀 수 있을까.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에게 그 비법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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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 순서)어떤 음식에도 어울리는 하얀색 그릇,
생선구이를 다 담을 수 있는 긴 그릇

“음식 맛의 87%는 눈에서 결정된다는 연구가 있어요. 혀로 느끼는 맛은 1%밖에 차지하지 않고, 나머지는 배경음악 같은 분위기가 좌우한다고 해요.”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이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런던대 교수진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말했다. 푸드 스타일링을 거친 ‘멋’있는 음식은 ‘맛’있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푸드 스타일링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놀라운 힘을 가지는 걸까.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담기 위해 그릇이나 주변의 소품을 이용하는 것을 푸드 스타일링이라고 한다. 음식을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는 ‘플레이팅’과 음식에 알맞은 그릇, 소품, 그리고 커트러리(스푼·포크·나이프 세트)를 적절히 활용해 상차림 분위기를 만드는 ‘테이블 스타일링’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최혜림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대접받을 이를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있으면 푸드 스타일링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며 “나머지 절반은 ‘정성’을 시각화해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푸드 스타일링 초보자라면 음식을 담아내고, 그릇을 적절히 사용하며, 센터피스(식탁 가운데를 꾸며주는 장식품)와 배경음악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순서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음식은 그릇의 70~80%만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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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도자기 그릇에 담으면 잘 어울린다.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담기 위해선 그릇의 70~80% 정도로 약간 모자라게 담는 것이 좋다. 그릇 크기에 비해 음식을 적게 담으면 음식을 강조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소복하게 높이 쌓아 담는다. 음식의 중심이 도드라지면 더욱 맛있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양 이사장은 “면 요리의 경우 면발을 잘 정돈해 동그랗게 말아 담고, 밥 요리는 밥그릇에 잘 눌러 담은 뒤 플레이팅을 할 그릇에 엎어 볼록하게 연출하면 먹음직스럽다”고 말했다.

요리 재료가 가진 고유의 형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권한다. 생선구이를 대접할 땐 생선을 토막내어 담는 것보다 모양을 그대로 살려야 푸짐해 보인다. 모양이 뚜렷하지 않은 음식은 알록달록한 고명을 이용한다. 국밥 위에 동글동글 썬 파를 얹거나 시금치 나물 위에 통깨를 솔솔 뿌려주는 식이다. 색 대비를 이용해 고명을 올리면 시각적으로 더욱 돋보인다. 갈색 스테이크에 아스파라거스·새싹채소 등 녹색 채소를 곁들이거나 붉은색 토마토 파스타 위에 화이트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린다.


기본은 화이트, 포인트는 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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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모양이 뚜렷하지 않으면 고명을 활용한다.

그릇은 푸드 스타일링에서 캔버스 역할을 한다. 하얀색 그릇은 기본적으로 갖춰두면 좋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음식 고유의 색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 교수는 “하얀 그릇은 어디든 잘 어울리지만 그릇으로 포인트를 주기는 어렵기 때문에 하얀 그릇을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아이템을 정해 포인트를 주라”고 제안했다. 이른바 ‘원 포인트 전략’이다. 구이나 찌개 같은 한식 메인 요리를 담아내는 그릇이나 개인이 사용하는 컵·접시 등에 포인트를 주는 방법이다.

김소현 차리다스튜디오 팀장은 “요리와 그릇을 상반되는 색상으로 매치하라”고 조언했다. 요리가 화려한 색상을 띄면 그릇은 단순한 색과 간결한 디자인으로, 요리가 단색이고 모양이 단순하면 화려한 그릇을 선택하는 게 푸드 스타일링의 첫 번째 요령이다. 그는 “봄·여름에는 빨강·노랑 등 원색 그릇이나 화사한 파스텔 핑크색 식기로 밝은 느낌을 주고, 가을·겨울철에는 베이지·올리브그린색 같이 차분한 톤의 식기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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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매트 대신 패브릭을 사용해도 좋다.


그릇 끝이 굵게 웨이브 진 모양의 그릇으로 ‘형태’를 강조하거나 ‘색’이 돋보이는 그릇을 사용해도 좋다. 도자기나 석쇠, 원목 플레이트를 사용해 독특한 ‘질감’을 더할 수도 있다. 식기를 겹쳐 사용하면 더욱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그릇을 겹쳐 식탁 위에서 높낮이를 연출하면 다채로운 느낌이 난다. 최주영 요리연구가는 “메인 요리를 담은 큰 접시 위에 작은 접시를 올리거나, 큰 원형 접시 위에 오목한 그릇을 올려 김치나 소스를 담아내면 깔끔하다”고 말했다.


반찬 종류는 건강함·자연미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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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감 있는 냄비는 식탁의 중심을 잡아준다.


담아낼 음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릇도 달라진다. 음식이 가진 특성을 잘 살려주는 그릇은 따로 있다. 국이나 찌개 같이 온도가 중요한 국물 요리는 따뜻하고 묵직한 느낌의 뚝배기나 주물냄비에 담아내는 게 좋다. 음식의 따뜻한 온도를 유지시켜줄 뿐 아니라 푸근한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다. 주물냄비는 무게감이 있어 식탁의 중심을 잡아준다. 생선구이는 생선이 온전히 다 담길 수 있는 직사각형의 긴 그릇을 준비한다. 레몬과 어린잎채소를 곁들여 함께 담으면 맛도 좋고 멋도 난다. 밑반찬은 질감이 돋보이는 거칠고 투박한 도자기 그릇에 담는다. 최 교수는 “나물이나 장아찌 같은 반찬 종류는 갖은 양념으로 무쳐내 모양이나 빛깔이 곱지 않다. 이럴 땐 건강함과 자연미를 강조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마무리하는 디저트는 특히 예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는 요리이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여야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디저트의 달콤함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파스텔색 그릇이나 화려한 패턴이 그려진 그릇에 담아내면 눈으로 느낀 화려함과 입 안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식사를 인상 깊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대화 이끌어내는 센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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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컵에 꽂아 자연스럽게 연출한 센터피스.


기분 좋은 밥상을 만드는 방법으로 테이블 매트와 센터피스 등 소품을 활용할 수 있다. 테이블 매트는 개인이 밥 먹는 공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 크기는 가로 45㎝, 세로 35㎝ 정도가 적당하다. 그릇 색상과 대비되는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계절에 따라 두께나 소재를 달리 선택한다. 김 팀장은 “많은 손님을 대접할 때는 종이 매트를, 평소엔 세탁이 용이하고 구김이 가도 자연스러운 리넨 소재”를 권했다.

센터피스는 식탁 중앙부를 꾸며주는 장식품으로 보통 꽃이나 촛대를 사용한다. 꽃 줄기를 짧게 잘라 예쁜 컵에 자연스럽게 꽂거나 작은 크기의 허브 화분에 리본을 묶어 올려둬도 좋다. 센터피스를 놓을 땐 식사하는 이들의 눈높이를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시야를 가려 대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센터피스라고 해서 꼭 식탁 가운데에 놓을 필요는 없다. 반찬과 메인 음식을 한꺼번에 내는 한식 상차림에서는 식탁 한 쪽에 놓아도 된다.

색다른 소품을 센터피스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양 이사장은 “센터피스는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품이라면 뭐든 가능하다”며 “가족 모임이라면 가족사진을, 아이들 생일파티라면 장난감을 센터피스로 활용해보라”고 제안했다.


글=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
사진=르쿠르제·광주요·한국도자기·차리다 스튜디오·세계음식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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