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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의 정체성, 노장인가 베테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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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이대형(33)은 선배 외야수 이진영(36)을 보고 놀린다. "형은 40인 명단에서 제외됐잖아? 그래도 난 20명에서 빠진 건데." 정곡을 찔린 이진영은 반격도 못하고 허허 웃는다. kt가 스프랭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진영이 kt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를 떠난 지 한 달이 됐다. 지난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만난 그는 "정말 편안하다. LG에서 함께 뛰었던 이대형을 비롯해 김상현(36)·박경수(32) 등 친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야구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진영의 얼굴은 뜨거운 애리조나 태양볕에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래서 그의 환한 미소가 더 빛나 보였다.
막내구단 kt에 와보니 어떤가.
"1999년 쌍방울에 입단했고, 1년 만에 팀이 SK로 바뀌었다. 2009년 LG로 이적해 네 번째 팀 kt로 왔다. 이전에는 팀을 옮기는 게 낯설고 두려웠지만 이젠 괜찮다. 선수가 팀을 선택할 순 없다는 걸 알았다. 팀 상황에 따라 이동하는 거고 난 최선을 다하면 된다."
2000년 창단한 SK와 지금 kt가 비슷한 점이 많을 것 같다.
"SK 초창기엔 나도 어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야구만 했다. 지금 kt에도 훌륭한 유망주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나도 젊어지는 기분이다.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나도 한걸음 더 뛴다. 그렇게 긴장하고, 훈련하는 게 도움이 되고 있다."
2003~06년 SK 감독이었던 조범현(56) 감독을 kt에서 다시 만났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팀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분이시다.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선수들이 해준다면 예전 SK처럼 kt도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t 훈련량이 엄청나게 많은 편이어서 힘들긴 하다. 그러나 조 감독님의 지시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다. 믿고 따라가면 된다."
kt로 이적한 뒤 감독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감독님께 문자 메시지로 먼저 인사를 드렸더니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해 달라. 다른 고참들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면 고맙겠다'고 답문이 왔다. 나를 베테랑으로 대해주신다는 것, 내게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해 말 LG가 이진영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자 프로야구는 크게 술렁였다. 이진영은 지난해 타율 0.256에 그쳤지만 2014년까지 8년 동안 7차례나 타율 3할을 때린 타자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선언한 양상문(55) LG 감독은 그를 쉽게 놔버렸다.

1년 전 이대형은 신생팀 특별지명을 받고 KIA에서 kt로 이적했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LG에서 KIA로 이적한 이대형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대형의 이적도 의외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진영이 40인 명단에서 빠진 것이 더 놀라웠다. 이대형이 이진영을 놀리는 이유다.
 
kt에서는 김상현과 함께 최고참이다.
"그래서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그걸 보고 따라올 것이다. 그게 팀을 위하는 거다. 후배들에게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각자의 기량 발전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독려한다."
2016년 이진영의 야구는 어떨까.
"내 커리어(프로 17년 통산 타율 0.303)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체력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새로 충전하려고 한다. kt는 정보통신기술 기업답게 연습경기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인데도 수백 명이 NC와의 평가전을 본다고 한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를 마친 이진영은 다시 웃는 얼굴로 뛰어나갔다. 보는 시각에 따라 노장일 수도 있고 아직 한창일 수도 있는 나이, 서른여섯 살에 그는 새로운 야구를 시작하고 있다. '막내 팀의 최고참' 이진영의 마음만큼은 20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투손=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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