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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삼성도 데려갔다…졸업이 취업, 울진 마이스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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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다음달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하는 김재룡(가운데)군이 17일 모교를 찾아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군 오른쪽이 백기흠 교장. [울진=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5일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재룡(19)군은 다음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입사한다. 그는 2학년 때 이미 5대 1의 경쟁을 뚫고 한수원에 합격했다. 김군은 “중학교에서 1등으로 졸업했지만 남들처럼 인문계 고교 대신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에 진학했는데, 3년 전의 선택이 옳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촌마을 고등학교의 반전
산업체와 취업 약정 맺고 맞춤실습
첫 졸업 79명 모두‘튼튼한 직장’
PC방도 없는 곳, 공부에 더 집중
외국어·예체능·인성교육도 강화
전국서 지원 몰려 경쟁률 3대1 육박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경북 울진군 평해읍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교장 백기흠)가 졸업생 100% 전원 취업 기록을 세웠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취업한 곳이 요즘 선망의 대상인 양질의 일자리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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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졸업생 79명 중 한수원 17명을 비롯해 한국전력 2명, 중부발전 1명, 서울시 공무원 3명 등 29명이 공기업과 공직에 진출했다.

또 삼성전자·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에 24명, 우리기술 등 중견 상장기업 25명, 해외법인 아진USA에도 1명이 들어갔다. 특히 포스코 계열사였던 포뉴텍에 들어간 10명은 아랍에미리트(UAE)로 진출해 이미 원전 시운전에 참여하고 있다. 모두 4년제 대학을 나와도 들어가기 어려운 꿈의 직장들이다.

 16일 찾아간 원자력마이스터고는 동해안의 한적한 소나무 숲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학교 뒤엔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인 월송정(越松亭)이 있다. 1968년 개교한 평해공고(원자력마이스터고의 전신)는 2000년대 들어 지역의 인구 감소로 폐교될 위기였다.

경북도·울진군·지역주민은 뜻을 모아 원전 분야 마이스터고 전환을 추진했다. 기존에 원전 분야를 특화한 마이스터고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전문 인력을 잘 양성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북도 관내에는 가동 중인 국내 원전 24기 중 12기가 몰려 있다. 더욱이 울진에는 한울원전이 있어 현장실습도 유리했다. 평해공고는 2011년 원자력 발전설비 분야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면서 정원은 평해읍 규모에 맞춰 80명 소수로 잡았다.

 백기흠(58) 교장은 100% 전원 취업 비결을 묻자 “학교 주변엔 PC방 하나 없어 공부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등 한수원의 기술 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한 백 교장은 원자력 분야가 필요로 하는 고졸 사원의 소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경력을 살려 관련 산업체와 취업 약정을 하나둘 체결해 나갔다. 현재까지 포뉴텍 등 50여 개 기업과 약정을 체결하고 졸업생의 200% 이상이 취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원자력 틈새 예측도 맞아떨어졌다. 교과를 원전 등 산업체의 수요에 맞추고 현장중심 실무교육을 강화했다. 공부에 집중하도록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월요일 아침에 수거해 금요일 오후에 돌려줬다.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학교폭력·음주·흡연이 없는 ‘3무(三無) 학교’를 만들었다.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협업을 위한 인성 교육도 곁들였다. 합창·요트 등 예체능, 금강송 숲길 순례, 안동 도산서원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다만 벽지에 우수 교사를 끌어들이는 것이 난제였는데 경북도교육청에 호소해 승진 가산점을 확보해 풀었다. 백 교장은 “100%라는 양보다 취업의 질을 자랑할 만하다”며 “일자리의 질이 좋아야 병역의무를 마친 뒤에도 옮기지 않고 계속 근무한다”고 말했다.

 지자체·한수원 등은 그동안 기숙사·실습시설 등을 지어 주고, 올해는 교원 사택 건축비(42억원) 등 110억원을 학교에 투자한다.

 신입생은 해마다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 제주 등 전국에서 212명이 응시해 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내신도 100점 만점에 평균 94점을 기록해 명문임을 입증했다.

서울시청 공무원이 된 이현섭군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는 걸 보고 마이스터고를 선택했다”며 “나중에 대학은 언제든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울진=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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