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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포기 이후의 전략이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을 강력 압박하는 봉쇄 정책으로 대북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한 전환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규탄에 맞서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북한의 책임이다.

자국 이익이 우선인 국제사회 질서
신뢰와 설득으로 미·중 협력 이끌고
확고한 비전과 실천 능력 갖춰야

 박 대통령은 그제 특별연설에서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한편으론 수긍이 가면서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미·일 3국 간 협력도 강화하고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도 중시해 나갈 것”이라는 대통령 발언이 원론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5자 간의 확고한 공감대”가 존재한다고는 하나 각론과 우선순위에서는 각국이 현저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행동으로 이끌어낼지의 전략과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고, 한·미·일 3국이 독자제재를 더한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데도 미국은 중국을 설득하는 대신 동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 압박만 거듭하고 있다. 중국 또한 대북 제재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의 한반도 배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무엇보다 자국 이익이 최우선인 국제사회 질서가 그런 것이다.

 이런 엄혹한 현실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감성적 접근이다. 중국이 소극적이라 해서 서운한 감정만 드러내고 막무가내로 성의 표현만 요구해서는 애써 쌓아놓은 신뢰 자산만 잃을 뿐이다. 이슈에 따라 협력할 것은 협력을 강화하고 설득할 것은 끊임없이 설득해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위험천만한 여당 지도부의 핵무장론에 대해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여당 원내대표가 핵무장을 거론해 미국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순진한 발상이다. 오히려 미 행정부와 의회의 합리적 의심만 사서 한·미 동맹에 균열만 초래할 뿐이다.

 이렇게 원칙 없는 접근 태도를 바탕에 깔고 한·미 공조, 한·중 연대를 운운하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우리 외교안보팀이 그러한 논리에 절대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촉발한 개성공단 임금의 핵개발비 전용 논란에서 보듯 확고한 비전과 실천능력 없이 상황논리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외교안보팀의 모습도 자격미달이다.

 지금은 대북 정책이 180도 바뀐,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중차대한 시점이다. 특히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 붕괴’까지 언급한 만큼 새로운 도발까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정원, 외교·통일부 등 외교안보팀은 빈틈없는 소통과 공조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상황을 우리 목표대로 이끌어가도록 주변국을 설득하는 외교 노력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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