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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② 쿠바 여행의 시작 올드 아바나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쿠바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다. 크게 올드 아바나, 센트로 아바나 그리고 베다도 지역으로 나뉜다. 올드 아바나는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바나 여행의 중심이다. 건물 대부분이 100년 전에 지어졌다. 올드 아바나가 아니어도 쿠바에는 새로 지어진 건물이 드물다. 고작해야 2층은 3층으로 올리고, 옆 건물을 터서 넓히는 정도다. 미국의 경제봉쇄정책 이후 ‘개발’이라는 단어는 쿠바에서 잊혀졌다. 그러니까 올드 아바나의 시간은 1959년에서 조금 더 지난 그날 이후에서 멈춰 서 있다.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아파트의 한편에 사람과 고양이 그리고 개가 뒤섞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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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아바나 오비스뽀 거리는 늘 여행자와 생활자로 북적인다.


 오비스뽀 거리는 아바나의 인사동이다. 작은 박물관, 오래된 가게, 환전소 그리고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하루 종일 걸어도 심심하지 않다. 여기에 모히또 한 잔 또는 시원한 크리스털 맥주 한 병이 더해지면 그만이다. 골목 안에는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 것이 너무 많다. 라이브 밴드의 살사 음악은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살사 음악이 끝나기 무섭게 요란한 최신 레게똥(reggaeton. 스페인어로 부르는 레게 음악) 음악을 튼 자전거 택시 한 대가 쌩 하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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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아바나 대성당 광장의 산 크리스토발 대성당.


 올드 아나바 여행은 대게 대성당 광장으로 시작해서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끝이 난다. 대성당 광장에는 1777년 지어진 산 크리스토발 대성당이 있다. 2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곱다. 보드라운 속살 같은 하얀 대리석에 비대칭 종탑 두 개가 호위병처럼 서 있다. 콜럼버스의 유해가 100년간 안치되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직선과 곡선, 대칭과 비대칭이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성당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헤밍웨이가 자주 들러 모히또를 마셨다는 술집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의 긴 줄과 마주한다. 술집 앞에 늘어선 줄의 길이에서 인기를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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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마스 광장은 중남미 어느 도시에나 있는 흔한 이름의 광장이다. 아바나의 아르마스 광장은 벼룩시장이 볼거리다. 쿠바 독립영웅 쎄스페데스의 동상이 광장의 중심을 이룬다. 나무가 우거졌고 주변으로 작은 노점상이 있다. 날마다 서는 벼룩시장은 이 광장의 특별한 볼거리다. 30년이 더 된 카메라를 비롯하여 스푼·엽서·잡지 등 없는 게 없다. 거리 책방엔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그리고 라울 카스트로가 경쟁하듯이 책 표지를 장식한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기타 연주를 들려주고는 귀엽게 팁을 요구하는 듀엣과 만나면 기분 좋게 노래 듣고 1달러를 기꺼이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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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비에하 광장.


 비에하 광장은 여행자의 여유가 가장 잘 묻어나는 장소다. 광장 주변의 식당, 카페 그리고 맥줏집은 늘 만원이다. 생맥줏집 팍토리아 플라사 비에하에서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면 걷다 지친 에너지가 금세 충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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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프란시스코 광장의 한낮 풍경.


다음은 산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사면이 꽉 막힌 다른 곳과 달리, 광장 한 면이 뻥 뚫려있어 시원하다. 듬직하게 서 있는 산 프란시스코 교회가 광장 한 면을 가득 채운다. 맞은편에는 상공회의소 건물이 고풍스러운 자태로 서있다. 이 광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인공이 ‘파리의 신사’다. 1950년대 아바나의 노숙자였다는 그의 진짜 이름은 호세 마리아 로페즈 예딘(José María López Lledín)였다. 1899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86세가 되던 해 1985년 아바나에서 생을 마감했다. 모두에게 친구 같았던 그가 세상을 떠나자 아바나 사람들이 그를 위해 동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수염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수염이 반질반질 칠이 벗겨졌다. 우체국에서 엽서 한 장을 보내고 나면 오늘 하루 올드 아바나 투어가 끝이 난다.

 쿠바는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할 뿐 현재는 화려하지 않다. 무언가를 잔뜩 기대하고 들어갔다간 실망하기 십상이다. 그들의 역사를 알고 나면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미안한 일인지 알게 된다. 쿠바는 딱 그 만큼이다. 보이는 만큼, 내가 느끼는 만큼. 그것이 쿠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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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