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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너스 금리 후폭풍…닛케이 5.4% 폭락


설 연휴 기간동안 동북아에선 유일하게 열린 일본 도쿄증권시장에선 9일 국채 값이 치솟았다. 10년만기 일본 국채의 금리(만기 수익률)가 연 -0.007%로 마감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본 10년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액면가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일본 국채 사자 열풍이 불었다. 그 바람에 일본 엔화 값이 껑충 뛰었다. 미국 달러당 114.76엔으로 도쿄 외환시장 거래를 마감됐다.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지난달 29일엔 121선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이후 7일(거래일 기준)만에 5.7% 정도 치솟았다. 톰슨로이터는 “글로벌 자금피난 때문에 BOJ 마이너스 금리 처방이 무력화됐다”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글로벌 자금이 거의 패닉상태”라고 묘사했다. 반면 위험자산인 도쿄 주식시장은 5% 넘게 떨어졌다. 닛케이225는 이날 5.4%(918.9포인트) 하락한 1만6085.4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 금융그룹(메가뱅크)이 이날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미쓰비시UFJ 주가는 전날보다 8.7%, 미쓰이스미토모그룹은 8.9%, 미즈호그룹은 6.2% 정도씩 떨어졌다. 마이너스 금리의 충격 탓이다. 톰슨로이터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이면 은행이 주수익원에서 돈을 벌지 못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일본 금융그룹의 최대 자산이 국채다.


문제는 메가뱅크 추락이 일본만의 일이 아니란 점이다. 주가 추락은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시작됐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주가는 9.5%, 영국 HSBC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C)는 4.3%와 4.6%씩 떨어졌다. 미국 월가 금융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골드번삭스는 4.9%, 모건스탠리는 6.9% 정도씩 추락했다.


더욱이 도이체방크는 지급능력까지 의심받았다. ‘실적이 불안한데다 각종 벌금과 배상금 부담이 불어나 채권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신이다. 이는 은행엔 굴욕적이면서 동시에 치명적이다. 뭉칫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다급해진 도이체방크는 “우리 지급능력엔 문제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블룸버그는 “성명 자체가 이례적이고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메가뱅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톰슨로이터는 “차이나 리스크와 국제유가 추락 등이 낳은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이 기어코 은행들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바로 ‘3중 리스크’다. ▶마이너스 또는 저금리 탓에 메가뱅크 실적이 나빠지고 있고 ▶양적 완화(QE) 시대 마구 빌려쓴 기업과 신흥국이 채무를 불이행(디폴트)할 수 있으며 ▶주가·유가 추락으로 금융그룹 포트폴리오(자산상태)가 악화하는 것 등이다. 메가뱅크의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메가뱅크는 금융허브로도 불린다. 각국 중앙은행이 찍어낸 돈이 뻥튀기(신용창출)되는 데 핵심적인 고리여서다. 요즘 이들 주가가 너무 떨어져 주당 유형 자산 가치를 거의 밑돌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와 JP모건만이 웃돌고 있다. 이는 불길한 조짐이다. 자칫하면 시장 불신→자금 조달 비용 상승→대출·투자 위축→실물 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메가뱅크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금융기관(G-SIFI)’으로 지정돼 있다. 여차하면 각국 정부가 즉시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파산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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