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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되찾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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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는 2016 병신년이 뜻 깊은 해다. 그룹 창립 70주년이자 박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원년이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금호산업을 되찾은 박삼구 회장의 승부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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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했다. 그룹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이 46세 때 택시 두 대로 창업했을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다. / 중앙포토

박삼구(7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 박 회장은 그 이유에 대해 “그룹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님이 1946년 택시 두 대로 창업했을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 아시아나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회장님은 당시로는 은퇴할 나이인 46세에 사업을 시작해 열정과 집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만들었다. 창업 회장님이 늘 강조한 부지런함ㆍ성실ㆍ정직ㆍ책임감ㆍ끈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70년 동안 지속하게 한 근간”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이 이렇게 자신의 부친이자 그룹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의 창업정신을 강조하는 건 올해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뜻깊은 한해이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는 그룹 창립 70 주년이 되는 해이자 박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원 년이다. 지난해 박 회장은 많은 일을 했다. 우선 금호석유화학그룹 7개사를 법적으로 계열 분리했다. 또 에어서울이라는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했고, 6년 만에 금호산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금호산업 인수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금호산업 채권단에 7228억원을 내고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넘겨받았다. 2009년 12월 유동성 위기로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지 6년 만이다.

마당발 인맥과 승부사적 기질로 금호산업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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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사진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가한 금호타이어부스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 / 금호타이어 제공

재계에서는 금호산업 인수가 재계 마당발로 통하는 박 회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라고 본다. 그가 가진 것은 ‘우선매수 청구권’이라는 카드 하나 뿐이었지만 엄청난 ‘수 싸움’ 끝에 금호산업을 다시 그룹의 품에 안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인 지배회사인 금호산업은 매력이 많은 회사다.

금호산업만 인수하면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알짜 계열사를 모두 거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처음 금호산업을 매물로 내놓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금호산업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호반건설 한 곳에 그쳤고 그나마 채권단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6009억원을 인수 가격으로 써내면서 결국 유찰됐다. 대기업이 모두 인수전에 불참한 것을 놓고 박 회장의 마당발 인맥이 효과를 봤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후 채권단은 유찰 후 재입찰보다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의 수의계약으로 가닥을 잡고 가격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양 측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컸다. 채권단은 1조원 넘는 금액을 받길 희망한 반면 박 회장 측은 6503억원을 제시했다. 가격 차이가 워낙 커서 협상이 결렬될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박 회장은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7228억원이라는 가격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어렵게 금호산업 인수 가격에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인수 자금 마련이 문제였다. 2010년 11월 금호산업 무상감자 당시 박 회장은 일반주주(4.5대 1)와 달리 경영 책임을 지고 100대 1의 감자를 실시했다. 당시 박 회장의 손실분은 303억원이었다. 또 2012년에는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모두 팔아 금호산업(2200억 원)과 금호타이어(113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사재 출연 등으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많지 않았지만 박 회장은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금호산업ㆍ금호타이어 등의 지분을 매각해 152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다 CJ대한통운과 NH투자증권의 도움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금호산업 지분 46.54%를 담보로 금호기업에 3300억 원을 지원했다. 금호기업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만든 지주회사다. 또 CJ 대한통운은 5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 지분 3.46%를 인수하는 등‘백기사’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이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함으로써 그룹 지배구조는 ‘박삼구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완성됐다. 박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등 대주주 일가가 금호기업의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다. 또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의 지분 50%+1주를 갖고 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ㆍ에어부산ㆍ에어서울ㆍ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금호산업 인수로 그룹 재건작업의 큰 틀은 완성했지만 제2창업을 위한 본 게임은 지금부터라는 분석이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한 것도 창업하는 만큼이나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항공·타이어·건설을 3대 핵심사업 축으로 구성해 안정과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세가지 사업분야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31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94억 원에 비해 36.8%나 감소한 것이다. 또 영업이익률은 2.3%로 대한항공(9.6%)과 제주항공(10.0%)의 4분 1 수준이다.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노선구조조정·지점통합·업무 외주화·조직슬림화 등이 주 내용이다. 항공 노선은 새로 설립한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에 일본의 지선노선과 동남아 심야노선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넘기기로 했다. 11개 노선은 저비용항공사에 밀려 경쟁력을 잃은 노선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비용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에어서울은 사업 조기 정착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셈이다. 이미 에어서울에는 그룹의 전략통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국내외 151개 지점을 106개로 줄이기로 했고, 희망휴직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임원 임금을 삭감하고 전무이하 40여명의 임원지급 차량도 회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경영정상화로 연간 손익 개선 효과가 16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경영’으로 위기타개하고 시장 신뢰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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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부분은 박 회장의 당면 과제 중 하나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지난해 초 워크아웃을 벗어났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의 채권단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비슷한 절차로 따로 인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를 확정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빠르면 오는 6월부터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이 항공, 건설과 함께 핵심사업으로 지목한 분야로 그룹 내 캐시카우로 꼽힌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꼭 되찾아 와야 하는 회사이지만 문제는 자금력이다. 금호산업 인수에 전력을 기울인 상황에서 추가 여력이 있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건설분야의 경우 최근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등 주택분양경기가 악화돼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 박 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이윤경영’을 내세웠다. 그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2010년 이후 이익률이 급격히 하락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윤이 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정리해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기필코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의 극대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올해 창업초심을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선대 회장이 당시로서는 은퇴할 나이인 46세에 사업을 시작한 것과 같이 자신도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자세로 일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일 것”이라고 전했다.

-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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