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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핵 사용 의지 있어…국가 자체가 WMD 개발기구"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국면에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어느 때보다도 ‘과격한 외교전’을 예고했다.

외교부는 7일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을 논의중인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한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공개한 입장 자료는 외교문서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날선 표현들이 다수 포함됐다.

자료에서 정부는 “북한은 과거 안보리의 제재 결의 채택에 또다른 도발로 응수해왔다. 이는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1차적 책임을 지는 안보리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여러 국제적 의무를 일상적,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것은 평화 애호 및 유엔헌장상 의무 이행 의지·능력을 보유해야 하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자격까지 의문시하게 만든다”고 했다. 정부가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어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핵무기의 운반수단까지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뿐 아니라 미주 대륙까지, 전세계 모든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과거 도발 패턴과 그 간의 공언을 비춰볼 때 북한은 핵무기 개발 능력 뿐 아니라 이를 사용할 의지도 갖고 있는 국가”라고 했다. “북한의 마약거래, 위폐 제조 등 불법 활동 전례에 비춰 북한의 핵 기술과 물질이 장차 테러 단체로 이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문제가 전지구적 차원의 위협이란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핵 도미노’까지 꺼내들었다. “북한의 지속적 핵 개발은 동북아 내 군비 경쟁을 유발해 지역 불안정을 야기시키고, 결과적으로 동북아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핵무장된 지역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다. 중국의 적극적 행동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과 북한 체제에 대해선 “북한은 당·정·군과 같은 국가기구가 직접 외화벌이 활동을 할 뿐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국제 의무를 계속 위반하는, 국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기구(WMD development machinery)와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의 외교관들은 WMD 개발 자금을 획득하고 송금하기 위해 외교행낭을 이용하는 등 비엔나 협약에 따른 외교관의 특권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의 ‘공공연한 비밀’도 공식 거론했다.

정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조치가 필요하단 점도 강조했다. “기존의 제재 조치를 일부 강화하는 수준으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북한은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이미 계산한 이후 이를 강행했을 것인 바,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를 통해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단 점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이 스스로 셈법을 바꾸어 핵 포기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의 5차, 6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계속될 것이며, 유엔과 안보리에 대한 신뢰성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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