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50년대 계란, 2000년대 프리미엄식품…설 선물 보면 시대가 보인다

기사 이미지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선물이다. 가장 귀하고 유용한 물건을 주고 받는다. 그 시대의 형편과 살림살이를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특히, 설은 이른바 선물 대목이다. 설 선물을 보면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다.
기사 이미지
한국전쟁 직후라 너도나도 가난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문제였다. 선물도 상품화되지 못했다. 밀가루나 쌀·계란·돼지고기·참기름 같이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주고 받았다. 그 시절 명절은 그나마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이었다.
 
기사 이미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처음 시작됐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먹고 살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산업화가 본격화되지 않아 먹을거리뿐 아니라 물자도 부족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설탕이나 조미료·비누 같은 생필품이 선물로 인기였다. 특히 설탕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공산품이 귀했던 만큼 아동복이나 내의 같은 직물류도 각광받았다. 가격대는 2000~3000원대였다. 백화점이 선물 구매 장소로 등장한 것도 이즈음이다.
 
기사 이미지
9~10%대의 경제성장률이 나타내듯, 말 그대로 고도 성장기였다. 선물도 고급화되고 다양해져 생필품 위주에서 기호품 위주로 바뀌었다. 특히 커피세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서식품의 멕스웰 커피세트가 이때 등장했는데, 다방문화·커피문화가 퍼지면서 인기 명절 선물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 선물 매출 순위에서 설탕과 조미료 세트에 이어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여성들에겐 화장품과 여성용 속옷·스타킹이, 아이들에겐 모든 과자가 조금씩 들어있는 과자 종합선물세트가 인기였다. 산업화와 함께 전자제품이 대중화되면서 보온밥통·가스레인지 같은 가전제품도 고급 선물로 간주됐다.
 
기사 이미지
경제 성장이 무르익으면서 선물 역시 더 고급화·다양화됐다. 특히 과거 상대가 누군지 상관없이 특정 상품이 인기였던 것과 달리 맞춤형 선물 문화가 자리 잡았다. 맞춤형 아이템인 넥타이·스카프·지갑·벨트 같은 잡화가 인기를 끌었다. 선물 종류도 3000여종으로 늘어났다. 식품도 다시 인기 선물로 부상했다. 1950~1960년대와 달리 고급 정육이나 과일 세트, 참치 같은 통조림이 주를 이뤘다.

기사 이미지
1990년대는 호황과 외환위기가 엇갈린 시대였다. 선물도 고급선물과 중저가 선물로 나뉘었다.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으로는 햄이나 참치 같은 상품이, 고가 상품으로는 인삼이나 꿀·영지버섯 같은 건강 식품이 인기였다. 중저가 선물이 인기를 끈 것은 대형마트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형마트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급성장했다. 상품권이 등장한 것도 이즈음이다. 개인 취향이 강조되면서 선물을 받는 사람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상품권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기사 이미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선물 역시 양극화됐다. 백화점을 중심의 고가 선물과 대형마트 중심의 중저가 선물로 뚜렷이 나뉘었다. 굴비나 버섯 같은 다양한 프리미엄 식품 선물세트의 수요가 늘었다. 홍삼이나 수삼 같은 건강식품이 명절 선물로 등장한 것도 2000년대 이후다. 와인과 올리브유 같은 이른바 웰빙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상품권 인기도 꾸준히 증가했다.
 
기사 이미지
선물에도 브랜드가 생겼다. 명인이 키운 과일, 명인이 만든 고추장, 명인이 담근 젓갈 같은 게 인기다. 선물도 다양해지면서 디저트 열풍을 반영한 디저트 선물세트 같은 것도 명절 선물로 주고 받게 됐다. 몽슈슈나 고디바 같은 해외 고급 디저트 선물세트나 미국의 3대 스페셜티 커피세트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도움말=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