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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예방 수단으로 홍채 인식 기술 주목할 만”

김대훈 대표가 아이리텍에서 개발한 홍채 인식 카메라를 시연하고 있다. 아이리텍은 이 제품을 미국과 인도·유엔난민기구 등에 공급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는 2054년 워싱턴을 배경으로 한다. 건물 출입구에는 도어락 대신 홍채 인식기가 달려있고 거리 곳곳에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하는 홍채인식 로봇이 설치돼 범죄자를 감시한다. 10여년 전 영화에나 등장했던 기술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핀테크(FinTech)가 금융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부터다.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본격 출범을 앞두고 지난해 12월부터 은행권에 비대면 본인 확인을 허용했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지문·정맥·홍채 등을 활용한 생체인증 방식을 비대면 거래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B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생체인증 기술 시장규모를 3100억 원, 세계 시장을 96 억달러(11조5000억 원)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체 인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홍채 인식 시스템 개발업체인 아이리텍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2001년 미국 이리디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홍채인식 특허를 획득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홍채 인식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50만 달러였던 매출은 올해 23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김대훈(64·사진) 아이리텍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홍채 인식 기술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각종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보안수단으로써 홍채 인식 기술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채 인식 기술의 장점은.“홍채는 지문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고유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인 식별시 정확도가 매우 높고 위조가 어려워 보안 기술로서 큰 강점이 있다. 홍채 인식 기기는 지문이나 얼굴 인증 기기보다 가격도 비싸고 부피도 크다. 하지만 정확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입증되며 해외 여러 국가와 기관들이 주목하고 있다. 안질환이 있을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기우에 불과하다. 안질환은 대부분 흰자에 생기고 녹내장·백내장은 수정체 부분의 문제기 때문에 홍채와 무관하다. 홍채는 지문이나 얼굴에 비해 완전히 상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인도에서는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도 홍채 정보를 등록해 은행 업무, 연금 수령시 인증도 하고 있다.”


-창업의 계기는.“유학시절 미국 5대 병원 중 하나로 불리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홍채 인식 기술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됐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2000년 한국에 아이리텍을 설립했다.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국제 특허를 출원한 것이 성장의 토대가 됐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 데는 정부의 도움이 무척 컸다. 정부가 워싱턴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에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게 됐고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여러 사업에 어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홍채 인식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나.“미국은 9·11 테러 이후 생체 인증 수단을 통한 개인 식별 방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미 국토안전부는 2009년 입국 관리 시스템에 홍채 인증을 적용하기 위한 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14년 생체인식관리청을 설립해 정부 각 기관의 생체 인증 사업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아이리텍은 2008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홍채 알고리즘 테스트를 통과해 입국 관리시스템 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고, 지난해 정식 출범한 홍채 입출국 수속 시스템 업체로도 공식 선정됐다. 지난해 멕시코 국경을 시작으로 홍채 인증 시스템 운영이 시작됐는데 여기에 홍채 카메라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납품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전 공항 뿐 아니라 항만·도로 등 모든 입출국 시스템에 도입될 것이다. 미 국방부도 홍채 정보를 보안 등에 활용하는 생체 인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리텍은 2007년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의 투자를 받아 이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도도 홍채 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로 알려져있다.“인도는 12억 명에 달하는 국민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은행 계좌 개설이나 연금 수령, 증명서 발급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뭄바이 테러 이후 전 국민의 정보를 등록하는 사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홍채와 지문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9억 명 이상의 홍채와 지문 정보가 등록된 상태다. 연금을 수령하거나 식량을 배급 받으려는 사람들은 생체 인증을 꼭 해야 한다. 육체 노동자와 노인의 경우 지문이 흐려진 경우가 많고, 건조하거나 습한 지역에서는 지문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서 홍채를 이용한 본인 인증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현재 인도의 홍채 정보 등록 기기 가운데 40% 이상이 아이리텍 제품이다. 인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도 이를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난민의 정보 등록에 활용하고 있다. UNHCR도 아이리텍의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홍채 인식 기술 현황은.“이제 한국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홍채 인식 기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금융 거래에 생체 인증이 도입된 것을 계기로 금융 시스템과 사이버 보안 등에 홍채 인증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출입국 관리시스템에 홍채 인증을 도입한 이후 유럽, 캐나다 정부도 이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 아이리텍은 요즘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제품과 자동차·사물인터넷(IoT)의 보안 시스템에 홍채 인증을 접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홍채를 인증해 열쇠 없이 운전하거나, 홍채가 눈꺼풀에 얼마나 덮이는지 등을 측정해 졸음운전을 경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각보다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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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