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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은 가고 ‘이란의 봄’이 왔다


중동 지역은 시리아 내전을 전후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동에서는 ‘아랍의 봄’으로 민주화가 진척되고 밝은 미래로 진화할 거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은 모든 것을 뒤바꿔놓아버렸다. 지금의 중동은 ‘아랍의 봄’이 아니라 ‘아랍의 혹독한 겨울’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이란밖에 없다.


아랍의 봄에 힘입어 시리아에서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 시위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내전으로 변질됐다. 내전으로 지금까지 26만 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이 난민 신세가 됐다.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독재자를 몰아낸 예멘에서는 다시 시아·수니파 간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재집권했으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몰아낸 리비아는 사분오열돼 있다. 터키는 비리와 독재 논란으로 시끄러우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발호로 이라크는 사실상 분단된 상태다.


주요 수니파 국가들은 소수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시리아에서의 반정부 반란을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이것이 중동에서 혼란을 더욱 부추긴 잘못 낀 첫 단추가 아닌가 싶다. 내전 초기에는 터키를 비롯해 다수 수니파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곧 반정부군과 함께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고 시리아 혁명을 성공시키겠다며 반군을 적극 지원했다. 이들 국가들은 지원의 대가로 반군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석유를 싼 값에 사갈 수 있었다.


그러나 IS를 중심으로 한 극단주의 반군의 득세로 이런 ?윈윈 게임’이 깨졌다. 그 결과 국제적으로 인정받던 공식적인 반군이 약해지고, 시리아와 이라크는 극단주의 테러 단체들이 장악하는 지역이 돼 버렸다. 반면 이란에는 말 그대로 봄이 찾아왔다. 대서방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부 시절에는 핵 개발로 제재를 받아 고통이 극심했다.‘아랍의 봄’이 한창일 때였지만 이란은 핵 개발에 몰두하며 민주화와 개혁을 멀리한 채 국제사회로부터 완전 고립됐다.


여기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표의 힘이었다. 이란 유권자들은 2013년 대선에서 비교적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제재로 고통받던 이란인들이 스스로 선거를 통해 운명을 결정한 셈이다. 다른 아랍 국가에서는 보기 드문 선거혁명이었다. 탄력을 받은 로하니 대통령 정부는 이후 서방과의 ‘밀당’을 통해 핵 개발을 동결하는 대가로 제재 해제라는 선물을 돌려받게 됐다.


신흥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란은 지금 전 세계 각지로부터 쏟아지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바야흐로 긴 겨울을 보낸 이란은 새 봄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다른 중동국가들의 봄을 자신들의 봄으로 바꾼 이란 국민과 이란 정부는 이번에 제대로 된 정치능력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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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