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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6개월째 국회 심판론…‘선거 여왕’이번에도 통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4년차에 총선을 맞는다. 1998년 정계에 입문한 뒤 처음으로 ‘링’ 밖에서 맞는 총선이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박 대통령은 총선과 연이 깊다. 총선은 늘 정치적으로 돌파구를 열어주는 효자 노릇을 했다. 기록이 그걸 증명한다.

2004년 총선 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난파선이 된 한나라당을 당 대표로서 구했다. 그 공으로 단숨에 제1야당의 대주주가 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치러진 총선 땐 친이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한 측근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 한마디로 ‘친박(親朴) 바람’을 일으켰다. 그 결과 ‘여의도 대통령’ 이미지를 굳혔다.

대선을 앞두고 치른 2012년 4월 총선에선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과반을 확보했다. 1당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대선 승리까지 내달을 수 있었다. 누가 봐도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총선이라는 경기에서 선수·감독·코치는 물론이고 응원도 대놓고 할 수 없다.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법으로 금지돼 있어서다.

반면 선거 결과는 박 대통령의 남은 2년을 좌우한다. 여당의 성적표가 시원찮으면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이란 괴물이 앞질러 올 수도 있다. 새누리당과 후보들이 우회적으로라도 박 대통령의 이름, 메시지, 행동을 선거판에 끌어들이려는 이유다.

문제는 장외에서의 영향력만으로 판세를 좌우하는 ‘박근혜식 선거’가 이번에도 가능할지다. 사실 박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은 이미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한 여진이 아직까지 여권 내에 이어지고 있다.

총선 프레임도 박 대통령이 짜놓은 얼개 안으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경제 살리기’ 법안을 고리로 국회, 곧 야당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앞으로도 경제 살리기 법안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 바람에 총선 시장에는 ‘정권 심판론’ 못지않게 ‘국회 심판론’(야당 심판론)이 또아리를 틀었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으로선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프레임을 짜야 하는데 분열로 힘을 모으지 못해 정권 심판 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국회 비판론을 대통령이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박’ 마케팅으로 여권 내 분열도 심상찮다는 게 부작용이다. 대구가 대표적이다. 일단 박 대통령의 ‘복심’인 최경환 의원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돌직구를 날리며 구도를 ‘진박 대 비박’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현지에선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도 만만찮다. 국회 심판론이 수도권에서 통할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은 예전엔 야당 지도자 혹은 친이계에 핍박 받는 이미지로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엔 책임과 권한을 가진 대통령으로 선거를 맞이하는 만큼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신용호 청와대 취재팀장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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