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주기중의 썰로 푸는 사진] 사진으로 담은 '팔광'

 
사진을 찍을 때 뭔가 눈에 익은 이미지가 나오면 본능적으로 뇌의 '검색엔진'을 가동시킵니다. 기억의 데이터베이스를 뒤져서 피사체와 가장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내고 여기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연상작용의 원리입니다. 비유와 강조 등 사진의 레토릭은 대상에서 보고 느끼는 연상작용에서 비롯 됩니다.
 
기사 이미지
대부도에서 일몰을 봤습니다. 홍시같이 붉은 해가 산 너머로 떨어집니다. 순간 기러기가 해 주변으로 날아갑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이미지가 연출됩니다. 화투의 '팔광'과 닮았습니다. 새가 날아드니 팔 십짜리 까지 겹쳐 보여 화투의 이미지가 확연해집니다.

사진에는 해가 나오지만 팔광은 달을 이미지로 만든 것입니다. 음력 8월15일 대보름 달로 우리의 추석과 같은 일본의 명절 '오츠키미(お月見)'를 상징합니다. 일년 중에 가장 밝고 아름다운 달이 뜨는 날입니다.
 
기사 이미지
팔광은 '팔공산(八空山)' 이라 부릅니다. 한시에 자주 인용되는 '공산명월(空山明月)'의 준말로 '사람이 없는 빈산에 외로이 비치는 밝은 달'이라는 뜻입니다. 황진이가 왕족인 벽계수 이은원을 유혹하며 지은 시에도 '공산명월'이 나옵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일도 창해 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그런데 '팔공산'은 산 위에 외로이 뜬 달처럼 '욕망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다'는 교훈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돈이 오가는 화투판에서 욕망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다는 것 어디 쉬운 일일까요. 화투에 담긴 '팔공산'의 역설입니다.

설이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화투놀이를 하며 '나눔(?)'의 덕을 쌓는 것은 어떨까요.

주기중 기자·clickj@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