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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볼 만한 책들] 고은·김훈·이인호·정운찬…분단 70년에 떠난 ‘평화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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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오디세이
고은·김훈·이인호·
정운찬 외 지음
336쪽, 2만원, 메디치


지난해 초여름 32인의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중국 선양(瀋陽) 공항에 내렸다. 전직 총리·장관급 인사에 국회의원, 언론인, 교수, 시인, 소설가, 음악인, NGO운동가까지 그야말로 각계에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이들이었다.

그들의 가슴 속에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고향 이타카를 향해 배를 띄우는 오디세우스의 마음이 담겼다. 광복과 동시에 분단된 지 벌써 70년. 더 늦기 전에 평화를 향한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올림푸스의 질투심 많은 신들은 오디세우스의 편이 아니었다. 한반도의 평화 역시 주변국들의 축복 속에서 순조롭게 성취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린다고 순풍이 불어주진 않는다. 역풍을 이겨낼 수 있는 삼각 돛을 달고 전진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들 32인이 평화 오디세이를 떠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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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3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만강 하류. 이 곳에서 한반도 평화의 희망을 본다. [사진 메디치]


일행은 남북을 가르는 경계인 휴전선이 아닌 통일 한국의 국경이 될 북·중 접경지역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방법을 택했다. 압록강과 백두산, 두만강으로 이어지는 1400㎞의 ‘평화 오디세이 2015’ 여정이 그렇게 정해졌다.

현장답사와 열띤 세미나, 이동 중의 버스에서, 압록강의 배위에서, 끊어진 다리 위에서 진행된 불꽃 토론이 있었다.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지만, 목표에 이르는 길은 서로 달랐다. 일행들은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됐던 차이가 소통과 이해를 통해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는 전환의 기쁨을 경험했다.

5박6일의 짧지만 뜨거웠던 여정 속에서 32인은 세 가지에 동의할 수 있었다. 일행이 서울에 돌아온 뒤 각계 전문가 5명이 합류해 최종 세미나를 열었지만 그 결론도 같았다. 그것은 남북문제의 해결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며, 그 주체는 우리일 수 밖에 없고, 더 이상은 미뤄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법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담은 보고서다. 10년 간의 트로이 전쟁을 끝낸 것이 아킬레스의 힘이 아니라 오디세우스의 지혜였듯, 분단과 갈등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들이 담겼다.

이훈범 논설위원 lee.hoonbe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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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