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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맹탕에 퍼주기 총선 공약으로 국가 위기 극복하겠나

여야가 4·13 총선을 앞두고 복지 공약을 또 쏟아냈다. 하지만 포장지를 바꾼 정도의 재탕이거나 퍼주기식 포퓰리즘 공약의 남발이어서 이번에도 정책 선거는 구호에 머물게 됐다. 선거 이슈가 여당은 ‘진박 논쟁’, 야권은 분열 속의 진흙탕 싸움을 벗어나지 못해 가뜩이나 정책 선거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청년 일자리 70만 개 창출과 고교 무상교육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또 연간 5만 명에게 월 60만원씩 6개월간 취업활동비를 지급하고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 가구와 신혼부부용 소형 주택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항목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돈이 필요한 일들이다. 하지만 재원 마련 대책은 알 길이 없다. 게다가 청년 취업활동비의 모델인 ‘박원순 청년 수당’은 ‘범죄 논란’ 속에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실효성도 의문이다. 청년을 위해 공공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 의무할당제를 도입한다지만 기업 여건은 거꾸로다. 올해부턴 정년이 연장되고 통상임금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청년 고용을 강제로 할당하면 버틸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야당은 지금도 임금 피크제를 반대하고 노동법 통과를 거부하고 있다.

하루 앞서 발표된 ‘가계부담 완화를 위한 새누리당의 약속’은 맹탕 수준이다. 8개 공약 중 7개가 기존 정부안을 활용했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정책과 비슷하다. 새로운 것은 신용불량자의 월 급여에 대한 금융권의 압류 금지 최소액을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높이는 약속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는 국회가 법률을 제정할 필요도 없이 법무부가 시행령만 고치면 가능한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 속에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 절망감은 국가적 걱정이 된 지 오래다. ‘헬조선’이 미국 신문에 소개될 정도로 청년들의 좌절감은 광범위하다. 정치권이 관심을 갖고 정책을 개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해도 나라 곳간은 아랑곳 않고 현실성 없는 약속을 홍수처럼 쏟아내니 표만 노린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의 공약엔 100조원 이상 200조원에 가까운 재정 부담이 뒤따라야 했다. 하지만 후보들은 하나같이 가능하다고 우겼다. 특히 새누리당은 ‘증세 없는 복지’란 형용 모순의 캠페인까지 벌였다. 그때 쏟아낸 복지 포퓰리즘의 후유증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과정 무상보육이 대표적 사례다. 아이들을 볼모 삼아 대통령과 정부, 국회와 교육감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고받고 싸우고 있다. 각종 부작용으로 이미 수정되거나 폐기된 공약도 수두룩하다.

여야의 공약 발표는 몇 차례 더 이어질 예정이다. 좀 더 정제되고 품위 있는 공약을 국민 앞에 내놓길 촉구한다. 나라 거덜 낼 공약을 안 한다는 약속부터 하는 게 좋은 방안일 수 있겠다. 그게 유권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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