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중앙시평] 기술혁명에 제대로 대비하자

기사 이미지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인공지능, 로봇, 무인 자동차, 3D 프린팅, 생명공학의 신기술이 인류의 생활을 크게 바꾸고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 속에만 있지 않다. 인공지능은 휴대전화 음성 명령이나 디지털 건강관리 제품처럼 일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드론(무인 소형 항공기)은 관측, 군사, 농업, 운송을 위해 하늘을 날고 있다. 세계의 많은 기업과 정부는 앞다투어 신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기술은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인간은 기술을 발전시켜 자연 조건과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엄청난 생활의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1775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인력·축력(畜力)·수력·풍력을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왔고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해 인공조명이 대중화돼 야간에도 공장이 돌아가고 극장, 식당이 문을 열었다. 전력 공급체계를 갖추고 전기가 대체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면서 대량생산의 시작으로 ‘2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렸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였다. 1970년대 이후 컴퓨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생산효율이 오르고 인터넷이 전 세계를 동시간대에 연결한 것을 ‘3차 산업혁명’이라고 했다. 이제 컴퓨터 네트워크의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세계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며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되는 복합시스템으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고도의 자동화’ ‘초연결’ ‘융·복합 산업의 발전’으로 기존 세 번의 산업혁명에 못지않은 인류 역사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기사 이미지
새로운 기술 발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큰 기술의 발전은 종종 과거의 기술을 쓸모없게 하고 기존 산업을 파괴한다. 온라인을 통한 소매업과 핀테크(FinTech)의 발전은 오프라인의 대량유통 기업과 은행들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로봇과 사물인터넷은 생산방식을 크게 바꾸고 인간의 소비와 여가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동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따른다. 자동차와 컴퓨터의 발명은 많은 일자리를 없애기도 하고 새로 만들기도 했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향후 5년간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20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 추정치일 뿐이고 미래의 신기술이 인간의 일자리와 업무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 소득 격차가 커질 것은 분명하다.

신기술이 가져올 기회를 냉철히 분석해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속일 뿐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증기기관, 전기,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와 견줄 정도의 큰 기술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장기적으로 투자 기업들의 이윤과 세계 경제의 생산성을 얼마나 올릴지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경험을 보면 신기술이 상용화돼 이윤을 창출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 ENIAC은 1946년에 나왔지만 애플사가 개인용 컴퓨터를 내놓은 것은 77년이었다. 성공한 기업도 많지만 중간에 너무 빨리 투자했다가 망한 컴퓨터 회사도 많았다.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너무 빨리 버리거나 준비 없이 신산업에 뛰어들면 위험하다. 과감한 모험정신과 더불어 전략적인 사고도 중요하다. 정부도 제대로 된 전략 없이 개입하면 오히려 경제 전체의 투자 배분을 왜곡하고 부작용이 클 수 있다.

에디슨은 서른두 살의 나이에 전구를 발명해 세상을 바꾸었다. 여러 국적을 지닌 10여 명의 기계 기술자, 수학자, 화학자가 한 팀이 돼 수많은 실패 끝에 성공했다. 한 명의 천재가 ‘1%의 영감’으로 이룩한 일이 아니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수십 명의 발명가가 전구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면서 기술혁신이 계속 축적된 결과였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업가의 도전 정신과 혁신 능력이 부족하고 기술혁신을 뒷받침하는 노동·금융시장과 정부 정책의 효율성은 낮은 것으로 국제기구들은 평가하고 있다. 모험정신의 기업가, 유능한 엔지니어, 모험자본 투자자들, 위험부담에 대한 보상체계, 효율적인 경쟁 시스템, 우수한 교육연구기관, 법·제도적 환경,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제대로 갖추어 혁신 기업이 더 많이 나오고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ecosystem)를 조성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새해 심기일전(心機一轉)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