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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① 반가워요,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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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고양이도 살사를 추는 나라’,  ‘쿠바에 애인을 혼자 보내지 마라’

 쿠바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책의 제목이다.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 모히또와 시거, 살사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육감적인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춤을 추는 쿠바나(Cubana. 쿠바 여성), 구릿빛 피부에 단단한 근육의 쿠바노(Cubano. 쿠바 남성)까지. 쿠바는 여행자를 늘 설레게 하고,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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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스뽀 거리의 자전거 택시 기사, 그들의 밝은 미소가 아름답다.


20세기에 멈춘 쿠바나의 시계와 21세기를 무제한의 속도로 달리는 지구의 시계 사이에서 오늘의 쿠바는 앓고 있다. 쿠바 여행은 아프고 아름답고, 유쾌하고 때로는 짜증이 난다. 놀라움과 즐거움과 짜증이 뒤섞인다. 그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쿠바를 추억하며 되뇐다. ‘아 쿠바! 다시 가고 싶다.’ 부족하고 아쉬움 투성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쿠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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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아바나의 골목. 저 멀리 혁명 박물관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쿠바의 역사는 1492년 콜럼버스의 발견으로 시작된다. 원주민이 살던 조용한 섬에 스페인의 탐험가가 첫 발을 디딤으로써 쿠바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후 스페인의 식민지와 미군정을 지나 1902년 독립, 1959년 공산주의 혁명을 통해 지금의 쿠바가 만들어졌다. 악어 모양을 한 작은 섬은 다양한 인종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는, 지구에서 몇 안 되는 공산국가다. 미국의 턱 아래에서 입 안의 가시가 됐던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와는 수교가 없지만 북한은 형제라고 말하는 나라. 이런 이유로 쿠바 여행에서 늘 따라다니는 질문이 있었다.
 “북한에서 왔어요? 아니면 남한에서?”
 
한국에서 쿠바까지는 비행기로 꼬박 하루를 날아가야 한다. 쿠바는 사계절이 여름이라 겨울을 알지 못한다. 1년의 반은 습하고 비가 온다. 나머지 반은 태양이 뜨겁다. 날마다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는 하늘을 가진 나라다. 쿠바 여행의 가장 적기는 11월부터 4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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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 아바나의 주택가 풍경, 낡은 건물 뒤로 공사 중인 까피톨리오가 보인다.


이태 전 쿠바가 미국과 재수교를 한 이후 쿠바를 찾는 여행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급작스러운 쿠바의 변화를 우려한 성급한 여행자다. 54년이나 굳게 닫혀있던 쿠바의 문이 다시 열린 2014년 8월 이후 쿠바를 동경하던 전 세계 여행자들의 희망과 기대, 그리고 기다림이 다시 시작되었다.

변하지 않는 모습의 쿠바를 원하는 여행자의 이기심은 이제 접어야 할 듯싶다. 밀려드는 여행자를 상대로 호객 행위가 더 늘었지만, 이제는 길거리에 나온 쿠바노의 주머니도 이전보다는 나아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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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콘의 저녁. 낚시꾼의 머리 위로 어둠이 내린다.

 
작은 아파트에서 까사(Casa. 쿠바의 민박집)를 운영하는 오달리스 아줌마는 아바나 대학의 교수였다. 남편은 까사를 운영하고 본인이 대학교수였을 때는 집안 살림을 꾸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이후 그녀는 대학교수를 그만두었다. 교수 월급만으로는 살기 힘들어서가 이유였다. 까사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벌이다. 언제나 웃음을 달고 사는 그녀다. 지금처럼 여행자가 밀려드니 그녀는 조금 더 행복해졌다. 낡은 아파트 2층의 작은 까사는 그녀에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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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성에서 본 아바나의 일몰, 붉은 노을이 아바나를 덮었다.


 그녀의 아파트 맞은편에는 낡았지만, 화려했을 과거를 연상할 수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6층 높이의 건물은, 2층까지는 사무실로 사용하지만 3층 이상은 깨진 유리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빈집이다.

 “오달리스, 저긴 왜 비어있어요?”
 “아 저기 곧 호텔이 만들어질 거예요”
 “아, 정말요. 잘 된 일이네. 언제요?”
 “몰라요. 언제 오픈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아마도 한 5년, 10년? 하하하.”

 호탕한 그녀의 웃음소리 뒤에 쿠바의 현실이 숨어 있다. 지금 쿠바는 그 변화의 가운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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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