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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육절기 살인사건' 시신 없지만 유죄 판단한 이유는?

【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이른바 '육절기 살인사건'은 시신없는 사건으로 법원의 유죄 선고여부가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법원은 비록 피해자의 시신은 없지만 정황과 간접증거를 근거로 피고인의 살인죄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주변 정황,혈흔이 발견된 육절기 톱날 등 간접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살인죄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 호감 보인 피고인, 거부 반응한 피해자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 김모(60)씨와 피해자 A(67·여)씨의 관계에 주목했다.



판결문과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A씨 부부 집에 딸린 별채에 15년 가량 거주했다.



세들어 살면서 김씨와 A씨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전기 관련 설치일을 했던 김씨는 A씨 집의 전기 수리를 해주거나 소소한 집안일을 도왔고, 함께 식사도 했다.



2014년 9월 A씨의 남편이 숨진 뒤 김씨는 더욱 A씨에게 호감을 보였다. 커피를 타주거나 직접 만든 온열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A씨는 점점 김씨가 부담스러워졌고, 결국 실종 한달 전인 2015년 1월, 김씨에게 "다른 세입자가 들어올 예정이다. 집을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이후 김씨와 A씨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통화 횟수는 현저히 줄었고 김씨는 A씨에게 "선물했던 온열기를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A씨는 갖고 있던 토지가 도로로 편입되면서 토지수용보상금을 받았지만, 김씨는 신용불량자로 분류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도 있다.



재판부는 "주변 이웃과 친인척 진술 등으로 미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을 보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과도한 애정표시에 거부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가깝게 지내면서 큰 돈이 들어온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인체해부' 자료 검색과 육절기 구입



김씨는 범행을 앞두고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다수 검색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개인 컴퓨터에 내려받아 저장도 했다.



인터넷에서 인체해부도나 해부학자료, 관련 동영상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 검색으로 모은 자료는 별도의 폴더를 만들어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A씨 실종 8일 전,인터넷에서 '띠톱' '골절기' '육절기'를 검색하고 범행 4일 전인 지난해 1월 30일 중고 육절기를 구입했다.



A씨는 2월 4일 오후부터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 다음날 A씨와 병원을 함께 가기로 했던 지인과 아들이 차례로 집을 방문해 A씨를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평소 외출이나 여행을 잘 하지 않았던 피해자의 생활태도나 사용이 끊긴 통화내역, 현금 인출 내역이 없는 계좌, 인근 CC(폐쇄회로)TV에 전혀 모습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피해자가 스스로 잠적하거나 은신했을 가능성은 배제된다"고 했다.



◇ 육절기에서 나온 혈흔과 김씨의 이상한 행동



경찰은 김씨의 트럭에서 A씨의 혈흔을 발견했다. 김씨가 버린 육절기에서 A씨의 신체조직과 혈흔 93점이 발견됐다.



A씨가 실종되던 날 김씨는 살고 있던 별채에 있었다. 다음날엔 여러개의 상자를 트럭에 싣고 외출하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CCTV판독 결과 상자는 김씨가 황구지천 인근을 다녀온 후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통상 수 분이면 다녀올 거리를 김씨가 3시간에 걸려 다녀온 점도 수상한 점으로 부각됐다.



김씨는 수사과정에서 '황구지천 일대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낚시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정작 어디에서 어떻게 했는지 등 구체적인 정황은 진술하지 못했다.



김씨는 A씨 실종사건을 수사중이던 경찰의 감식 요청도 한 차례 거부했다. 이후 경찰이 다시 별채 감식에 나선 2월 9일 갑자기 별채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결국 감식은 무산됐다.



김씨가 별채를 떠난 지 수 분만에 발생한 화재에 대해 김씨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 같다고 진술했지만, 경찰과 소방당국은 바닥에 뿌려진 인화성 물질에 의한 화재로 파악했다.



그밖에 불이 난 별채에서는 A씨 혈액 양성반응이 나왔고, 별채와 연결된 하수도에선 누구 것인지 알수 없는 혈흔과 피해자의 DNA형이 검출됐다.



김씨는 A씨 실종 후 경찰에 "A씨를 시내에서 봤다"고 진술하기도 했지만, 당시 시내 어느 곳에서도 A씨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양철한)은 결국 이 같은 정황과 간접증거를 바탕으로 4일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볼 때 김씨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점이 인정된다"며 "비록 구체적인 경위나 방법이 발견되지 않았어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엔 충분했다"고 판시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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