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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의 컬처 스토리] 백남준 행위예술을 TV 예능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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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원래는 바이올린을 천천히 들어 올려 3~5분 정도 들고 있다가 갑자기 내리치는 것인데, 연로한 김 화백에겐 힘든 일이라 바로 내리쳤다.”

지난달 28일 오후 김창열(87) 화백이 백남준 10주기 추모 행사로 그의 행위예술 ‘바이올린 솔로’를 재연했을 때 갤러리현대 관계자가 귀띔해준 말이다. 원래의 퍼포먼스가 궁금해져 웹을 뒤졌다. 백남준의 1962년 독일 초연은 사진(왼쪽)만 찾을 수 있었다. 대신 최근에 외국인들이 재연한 비디오 여럿을 볼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재미있었다. 바이올린이 공중에 치켜들려 있는 동안 고조되는 긴장감이 웬만한 서스펜스 영화 뺨쳤다. 그리고 쾅! 바이올린은 현란한 선율을 뿜어내는 대신 이 소리 하나를 남기고 산산이 해체됐다. 예상된 최후인데도 그 완전한 파괴가 그토록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충격은 강했다.

‘바이올린 솔로’는 여러 화두를 낳았다. 어떤 서구 평론가들은 서구의 소위 ‘고급 예술’을 상징하는 바이올린을 때려 부순 것에 주목하며 백남준을 ‘동양에서 온 테러리스트’라 불렀고, 또 다른 평론가들은 백남준이 존경한 존 케이지의 ‘불확정성과 우연의 음악’을 계승한 것으로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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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회자된 퍼포먼스를 말로만 들었을 뿐 정작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장은 그동안 백남준의 예술이 우리에게 상당히 불균형적으로 소개됐다고 한 적이 있다.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한 백남준이 한국에 알려진 시기가 80년대 중반이었던 까닭에, 그의 화려한 비디오 조각에만 익숙할 뿐 그의 철학의 근원을 보여주는 60∼70년대의 행위예술 및 설치가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마치 유형문화재처럼 오해한다. 사실 그의 작품은 쌓아 올린 비디오 모니터들이 아니다. 현대미술의 획을 그은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이 변기라는 물건이 아니라, 대량 생산된 변기에 작가 서명을 해서 미술관에 가져온 행위인 것처럼, 백남준의 작품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행위다. 그는 비주얼 미디어 학자였다. 그래서 쉽지 않다. 그러나 또한 대중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그가 다룬 근본적인 질문들-급변하는 매체의 시대에 어떻게 소통할 것이며 예술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은 모바일 인터넷과 SNS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이다. 그런 백남준을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해서는 TV 예능과 SNS에서 그의 퍼포먼스를 릴레이 재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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