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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다수결 본질 침해" VS "적법 행위"…헌재, 국회선진화법 공개변론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여야 스스로 개정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이 불과 4년여만에 헌법재판소 심판에 올랐다.



이른바 몸싸움을 벌이는 '동물 국회'를 막고자 2012년 5월 국회에서 개정됐지만, 당시 입법을 주도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당시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표를 던졌던 새누리당 나성린, 조원진, 김성태, 신성범, 김태원 의원 등 5명이 청구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다.



헌법재판관들도 국회가 자율적으로 개정한 법인 만큼,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을 제기했다.



헌재 전원재판부 심리로 28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 등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 등 2명을 상대로 국회법 제85조1항과 85조의2 제1항에 대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 공개변론이 열렸다.



쟁점이 되고 있는 국회법 제85조1항은 국회의장이 법안의 심사기간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국가비상사태 등이 아니면 여야 합의를 해야 하고 같은 법 제85조의2 제1항은 신속처리 대상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와 재적 5분의 3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



주 의원 등 청구인 측은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며 가중다수결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모든 법안은 국회 원리에 비춰 본회의로 가야하는데 그 길을 막은 것은 잘못됐다"며 "헌법상 국회의원 개개인의 입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도 "국회 최종 의사결정은 본회의에서 다수결에 따라야 한다"며 "상임위에서 몇명만 반대해도 본회의에 갈 수 없는 것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김이수(63·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관은 상임위원회 존재 자체를 위헌이라고 부인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헌법 어디에도 상임위원회는 없다. 헌법의 취지는 모든 것을 본회의에서 결정하라는 것"이라며 "상임위가 효용성도 있지만 치명적 결함도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도 "국회는 본회의 중심주의이며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본회의에서 한다"고 말했다.



또 재적의원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이 원하는 법안을 언제든지 가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재판관은 "의사 형성 과정에서 다수파와 소수파가 합리적인 토론을 거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주 의원은 "충분히 토론하고 결론이 나지 않을 때는 다수결에 따라야 하는 것이 헌법의 원리"라며 "대화와 타협이 소수와의 대등한 것은 아니며 다수가 직권상정을 한 정치적 부담은 나중에 심판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박한철(63·13기) 헌법재판소장은 "다수당을 구성하는 의원들이 다수 의사에 대한 입법 침해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모순 아닌가"라며 "문제가 있으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스스로 합의해 정하고 권한쟁의 쟁송을 하는 것은 부적절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양측 변론 과정에서 청구인 측 대리인은 "국회법에 따른 심사기간 지정요건은 긴급 안건에 대한 심의·표결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며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과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건의 신속처리대상 지정에 재적 과반수 서명과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 의결은 헌법 상 일반다수결의 원칙에 반하는 가중다수결로 위헌"이라며 "이같은 가중다수결은 오히려 소수 세력의 의사로 다수 의사를 강요하는 자가당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피청구인인 국회의장 측 대리인은 국회법에 따른 적법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국회의장 측 대리인은 "국회의장은 헌법과 국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 해당 법률안은 국회법 상 심사기간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국회법 조항을 준수한 것으로 이 조항이 위헌으로 효력을 상실하지 않는 이상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 측 대리인은 다만 국회법 개정이 무효라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12명 측 대리인은 "국회법에 따라 심사기간 지정 여부는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봐야 하며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의장석 점거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심의, 소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 취지를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변론에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홍완식 건국대 로스쿨 교수가 피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나섰다.



장 교수는 "사안의 긴급성과 중대성에도 국회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전가된다"며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면 직권상정의 의미를 상실하고,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의안을 임의로 직권상정하면 국회 통제권이 유명무실해지거나 오남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 교수는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이유는 국회폭력을 근절하려는 것"이라며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다수자의 횡포에 해당하며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의 가중정족수가 다수결 원리에 반해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변론 내용을 참고해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한 뒤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여당 의원들과 국회의장 모두 헌재에 19대 국회 임기 내에 신속히 결론을 내려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선고 기일은 추후 지정된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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