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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떠난 날, 김종인 “정권교체 생각에 잠 못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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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에서 “백의종군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문 대표의 사퇴는 지난해 2·8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된 지 354일 만이다. 문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27일 사퇴했다. 이제 더민주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아 대표직을 수행한다.

 김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당내로 영입해 총선공약단을 구성한 뒤 되지도 않을 환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거대 야당을 어떻게 수권 정당으로 만들어 정권 교체를 이룰지를 생각하느라 요즘 잠을 못 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극화를 극복할 경제민주화 공약과 함께 나라가 갈가리 찢겨진 상황을 바꿀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좌파나 우파 같은 개념을 전혀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직시하고 국민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 역할을 할 비대위원으로 박영선(3선·서울 구로을)·우윤근(3선·광양-구례)·변재일(3선·청원) 의원, 광주 광산을 지역구의 이용섭 전 의원, 영입 인사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임명했다.
비대위원 선정 기준은.
“지역적으로도 골고루 분산했고 성향으로도 굉장히 중도적인 이들이다.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준비하기 위해 정책통들로 채웠다. 김병관·표창원 두 분도 충분히 정책을 협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 선정했다.”
 
총선에서 중점을 둘 정책이나 분야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양극화 현상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포용적 성장과 경제민주화다. 포용적 성장과 경제민주화는 똑같은 개념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공약으로 보여줄 거다. 선거 전략을 미리 다 얘기해줄 수는 없지 않나.”
 
여당과는 어떻게 차별화할 건가.
“국민 이 고통을 감내할 한계를 넘었는데도 정부·여당은 구조개혁만이 살길이라며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한다. 일방적인 진단과 독선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민주주의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이제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도 나아지는 ‘포용적 성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망 준 정치인에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데서 탈피해야 한다. 의원들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당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지역을 돌면서 유세를 하는 게 총선 승리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질서 있는 퇴장=문 대표는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지 354일 만에 스스로 말한 ‘질서 있는 퇴장’을 했다.

퇴임 직후 그는 페이스북에 고별사를 올렸다. 문 대표는 “당 대표로서 영일(寧日)이 없는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다. 마음 같아선 다 놓을까, 다 던질까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사퇴문을 준비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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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에게 합류한 비주류 측의 사퇴 요구에 대한 심경이었다.

문 대표는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분열, 우리 당의 심장인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과 좌절이었다. 쓰라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러곤 “제가 겪었던 참담한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그런 일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제가 가장 먼저 새 지도부에 전폭적인 신뢰와 힘을 실어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마지막 최고회의에서 문 대표는 “가장 송구스러운 건 국민께 많은 걱정과 실망을 안겨 드린 점인데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임기는 4·13 총선일까지다. 총선 및 임기를 77일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당 내분에 의해 물러난 예는 드물다. 이날 함께 물러난 전병헌 최고위원은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지도부에 불복하고 흔드는 문화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서현진(정치학) 교수는 “정당 지도부의 잦은 교체는 한국 정당정치의 미성숙을 보여 주는 표본”이라며 “지도부가 위기를 극복하도록 진정한 책임을 지우는 방식의 팔로어십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정효식·이지상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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