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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본 정환이 매력…덕선이는 직접 못 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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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현동 기자

연기자는 배역을 맡으면 가면을 쓴다. 극 속에서 가면의 주인공을 연기한다. 그런데 걸스데이 멤버 혜리(22)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여주인공 덕선이 역을 위한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다른 질문을 받았다.
 
그게 실제 혜리의 모습, 맞지요?”
제작진은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혜리의 털털한 모습 속에서 덕선이 캐릭터를 봤다. 그래서 실제인지 꾸민 모습인지 확인하고 싶어했다.

혜리는 “덕선이와 혜리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제게 어리바리하고 덤벙거리는 덕선이 모습이 있으니 그런 모습을 꺼내보자고 하셨다. 그 과정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드라마 방영 전에는 ‘무모한’ 캐스팅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혜리는 결국 덕선이를 완벽히 꺼내 펼쳐보였다. ‘응팔’은 걸그룹 멤버 혜리가 연기자 혜리를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했다.

26일 그를 만났다. 민낯에 가까웠던 덕선이와 달리 고운 화장, 짧은 치마의 혜리는 어엿한 ‘CF퀸’답게 예뻤다. ‘응팔’ 이후 CF 모델료가 두 배로 치솟은 혜리는 현재 28개의 광고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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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선이를 연기한다는 의식이 강했나.
“혜리와 덕선이는 정말 다르다. 나 자신을 덕선이로 본 적 없다. 덕선이의 모습이 내게 있다는 말을 듣고 ‘나 똑똑한 줄 알고 살았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감독님이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내 모습을 다시 보라기에 봤다. 안 보이던 게 보이더라. 하지만 혜리와 덕선이에게 비슷한 모습이 있다해도 연기가 편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준비 많이 했다.”
어떻게 준비했나.
“드라마 찍기 2~3개월 전부터 감독님과 일주일에 두세번 만나 대본 리딩하고 캐릭터 연구했다. 총 20부작 중 14회까지는 어떤 씬이 나오더라도 그 씬 대사를 다 외우고 있을 정도다. 초반에 (연기력) 논란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 컸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덕선이가 워낙 입체적인 인물이고 함께 연기해야 하는 인물이 많아 어려웠다. 연기 경험도 많지 않아 화면에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올 지 판단이 안 서기도 했다.”
덕선이의 결혼 상대가 끝까지 화제였다. 미리 알았나.
“마지막회 대본 보고서야 알았다. 그런데 사실 덕선이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15~16회 지날 때쯤 짐작하고 있었다. 정환이의 마음을 안 택이가 덕선이랑 영화 보기로 한 약속을 취소했을 때다. 그 때 덕선이가 잠 못 들면서 ‘되는 일이 없다’는 대사를 한다. 덕선이가 왜 이런 말과 행동을 하는 지 혜리가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 그래도 확신이 없어서 감독님께 물었다. 왜 택이가 약속을 깼는데 되는 일이 없는 건지.”
혜리라면 택과 정환 중 누굴 선택했겠나.
“둘을 섞었으면 좋겠다. 하하. 정환이는 까칠하고 표현을 못 한다. 덕선이는 시청자가 멋있게 본 정환이의 모습을 직접 못 봤다. 택이는 다정하고 순수한 모습이 좋다. 그런데 현실의 혜리가 봤을 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해서 답답하기도 하다.”
등장 인물 중 실제 인물과 가장 닮은 배역은.
“택(박보검)이다. 실제로 눈물도 많고, 감수성도 굉장히 좋으시다. 대본 리딩할 때부터 배역에 깊게 빠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쌍문동 골목 남자 주역들은 ‘꽃보다 청춘’ 찍으러 아프리카로 갔는데.
“푸켓에서 단체 포상 휴가받을 때만 해도 전혀 몰랐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먼저 떠나왔는데 기사 보고 깜짝 놀랐다. 본인들도 전혀 몰랐을 거다. 바로 전화했는데 아무도 안 받더라. 나도 가고 싶다. 하하.”
 
 혜리는 고등학교 1학년(16살) 때 걸스데이 막내로 합류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중학생 때부터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제법 받았다. 연예인이 꿈이었지만 엄두가 안 났었다. 우연찮게 소속사에 들어갔고, 연습생 생활도 오래 하지 않고 바로 데뷔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혜리애교’로 유명해졌고, ‘국민 둘째’ 덕선이가 되기까지 길은 순탄해보인다.
 
스스로 잘 풀린 편이라고 생각하나.
“힘들었던 적도 굉장히 많았다. 영리하지 못해서 선택에 실패한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았던 점은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게 중요했던 것 같다.”
혜리의 꿈은 어느 정도 이뤘나.
“많이 이룬 것 같기도 하고, 이뤄가는 과정 같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 가족들에게 자랑스런 사람이고 싶다. 또 사람들이 날 계속 보고 싶어 했으면 좋겠다. 덕선이를 연기하면서 사랑스럽다는 말이 좋았다. 사랑스런 혜리로도 기억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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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현동 기자


▶관련 기사  응팔 명장면…쌍문고 소방차 공연부터 '갓동일'의 부성애 장면까지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영상=오병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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