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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작가’ 듀나, 도대체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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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작가 듀나. 악스트가 인터뷰용 얼굴 사진을 요청하자 자신의 상징이라며 토끼 이미지를 보내왔다.

‘얼굴 없는 작가’ 듀나의 정체에 대해 새삼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삼스럽다고 한 건 그가 세상에 처음 존재를 알린 1990년대 중반 이후 20년 넘게 그가 누구인지 추측과 소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한 번도 속시원히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서다.

구글이나 온라인 교보문고를 검색하면 여러 쪽에 이르는 위키백과 소개글과 SF 소설집 『태평양 횡단 특급』 등 여러 권의 소설·에세이가 나오지만 심지어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확실치 않을 정도로 그는 철저히 베일 뒤에 숨어 왔다.

역량 있는 SF 작가이자 영화평론가라는, 그의 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자명한 사실만을 재확인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면 접촉을 거부했을 뿐 신문 등의 e메일 인터뷰에는 더러 응해 왔다. 최근에는 격월간 문학잡지 ‘악스트’의 인터뷰에 응했다. 물론 e메일 인터뷰다.

이달 중순 출간된 악스트 4호 인터뷰에서 잡지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배수아·백가흠·정용준, 세 소설가는 각각 역할 분담을 해서 듀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작가 자신에 대해, 듀나의 SF 소설 세계에 대해, 마지막으로 영화 칼럼에 대해 차례로 물었다.

역시 듀나 개인에 대해 확인된 건 별로 없다. 그가 지독한 장르소설 애호가라는 점(그가 SF 작가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SF 장르에 대한 사전 지식 없는 범박한 질문을 던졌다간 불쾌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역시 새삼스럽게 확인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듀나는 잡지 편집장 백다흠씨에게 별도 메일을 보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인터뷰에서 자신의 SF 작품 아닌 정체에 대한 호사가적인 관심이나, SF 독자 아닌 광범위한 독자 대중을 위한 ‘일반적인’ 질문을 받아 불쾌하다는 뉘앙스였다.

이 내용은 곧 페이스북·트위터로 번졌다. 듀나의 열혈 팬들이, 이른바 순문학 작가들이 장르문학 작가에 대한 무지와 경계심을 드러낸 인터뷰였다며 성토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논란 아닌 논란이 됐다.

어쨌거나 이런 사태가 ‘노이즈 마케팅’ 역할을 한 것인지 악스트 4호는 초판 7000부가 2주 만에 매진됐다. 2·3호가 두 달에 걸쳐 비슷한 분량이 팔린 것에 비하면 빠른 속도다.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듀나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부부, 남매라는 추측도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원고료를 지급받는 사람은 여성이다. 듀나가 작가 집단이라고 해도 최소한 여성은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인터뷰에 따르면 결혼은 하지 않았다. 또 가톨릭 냉담자다. “늘 빈둥대며 트위터만 하다가 결국 마감에 쫓겨” 글을 쓴다고 했다. 익명을 고수하지만 영혼이 자유로운 작가인 건 확실한 셈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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