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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영화도 리얼리즘 가장 우선…중력 무시, 날아다니는 것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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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영화 ‘자객 섭은낭’의 개봉을 앞두고 방한했다. [사진 영화사 진진]

‘비정성시’ 등으로 알려진 대만 출신의 세계적 거장 감독 허우 샤오시엔(69)이 영화 ‘자객 섭은낭’의 한국 개봉(2월 4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자객 섭은낭’은 허우 감독이 ‘빨강 풍선’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그의 첫 무협영화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열린 제68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제52회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장편영화상 등 최다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에 이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허우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언제나 리얼리즘”이라며 “무협영화라고 해서 인물들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날아다니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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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여성 자객 섭은낭 역을 맡은 수치. [사진 영화사 진진]

‘자객 섭은낭’의 배경은 9세기 중국 당 왕조 말기. 정혼자와 이별 후 부패 관리를 암살하는 자객의 길을 걷게 된 섭은낭(수치)이 스승으로부터 과거 정혼자이자 위박 지역의 군주 전계안(장첸)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협 장르를 표방하지만 현란한 결투보다는 인물의 감정과 카메라가 담아낸 정취가 더 두드러지는 영화다. 매 장면은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 같다.

허우 감독은 “대학 시절 재미있게 읽은 당나라 시대 소설 ‘섭은낭 고사(Nie Yinniang)’를 모티브로 삼았다”며 “중국의 가장 화려한 시절이었던 당나라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주인공 섭은낭을 비롯해 여성 캐릭터가 주를 이루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 여성의 지위가 매우 높았던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의 디테일을 재연하는 것과 로케이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영화는 중국 북동 후베이 지역의 자작나무 숲과 호수, 당나라 건축 스타일의 일부가 남아있는 일본 등에서 촬영됐다.

허우 감독은 “당나라 시대는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의상과 배경 고증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했으니, 다음 작품 역시 당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의견 조율이 쉽지 않지만, 향후 대만 역사와 관련한 영화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선 기자 h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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