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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나눠주고 떠난 천사 같은 딸, 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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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나의 심장은 다른 이에게 이식되면서 숨을 쉬겠지~ 그래도 어딘가에서 유나가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쁠 거 같다…이제 유나를 진짜 천국으로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돌아왔구나…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껏 잘 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제주 출신 미 유학생 장기·조직 기증
세계 각지 27명에게 귀중한 새삶

뇌사상태에 빠져 장기기증을 준비 중인 딸에게 어머니가 보내는 작별 인사를 담은 편지 내용이다. 미국에 유학 중이던 제주 출신 10대 소녀가 장기기증을 통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지의 27명에게 새 삶을 주고 떠났다.

주인공은 고 김유나(19·사진)양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김양은 제주시 노형초등학교와 아라중학교를 졸업하고 2014년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미션스쿨을 다니고 있었다.

김양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오전 사촌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 과속차량과 충돌, 뇌출혈을 일으킬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했다. 생사를 오가던 김양은 24일 오전 2시 43분 미국 의료진에 의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 김제박(50)씨와 어머니 이선경(45)씨는 조심스럽게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천사’같이 착한 딸도 분명 기뻐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아버지 김씨였다. “과거 가톨릭을 믿는 17세 소녀가 큰 병을 얻은 후 뇌사상태가 되자 신자인 아버지가 딸의 장기 기증을 선택해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기사가 떠올랐어요”

“딸아이가 다른 아픈 이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나게 해주자”는 쉽지 않은 제안에 가족들도 마음을 모았다. 어머니 이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 ‘조용히 아빠가 와서 그러더라…여보 우리 유나 장기 기증…이렇게 어렵게 말하는데 엄마는 망설이지 않았어. 엄마 아빠 잘했지~’라고 적었다.

김양의 심장·폐·간·췌장 등 장기는 새 삶을 기다리는 어린이 등 세계 각지의 7명에게 이식됐다. 피부·혈관 등 일부 조직도 도움이 절실한 20명에게 기증됐다. 전 세계에 사랑을 퍼뜨린 김양의 장례 미사는 2월 6일 제주시 노형성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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